한진칼 주총 D-4…경영권 '항로' 가를 세 가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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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오는 27일 한진칼(그룹 지주회사) 주주총회를 앞두고 막바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한 주라도 절실한 양측은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놓고 격돌한 상태다. 반도건설의 일부 지분에 대해선 “(보유목적) 허위 공시인 만큼 의결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조 회장 측 주장에 맞서 3자연합 측이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냈다.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도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한진칼 주총에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비롯해 양측이 추천한 이사 선임 안건이 올라가 있다.
주총 승부를 가를 세 가지 변수를 짚어봤다.① 3자연합 공시위반 논란의 '3.2%'
'단순투자'로 신고했다가 변경
반도건설 의결권 인정 못 받으면
조 회장측과 4.9%P까지 격차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지분(의결권 기준)은 약 33.70%다. 조 회장(6.52%)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가족 지분에 특수관계인(4.15%), 우호세력으로 꼽히는 미국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 GS칼텍스(0.25%)의 지분을 더한 것이다. 델타항공과 카카오, GS칼텍스 등은 한진그룹과 사업상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조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된다.이에 맞서는 3자연합 지분율은 31.98%가량이다. 단일 주주로는 한진칼 최대주주인 국내 행동주의펀드 KCGI(강성부펀드·17.29%)와 반도건설(8.20%), 조현아 전 부사장(6.49%) 등이 보유한 지분이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1.72%포인트에 불과하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8일까진 한진칼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신고했다가 올 들어 ‘경영참가’로 바꿨다. 조 회장 측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보유목적을 숨긴 반도건설은 5% 초과분인 3.2%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3자연합 측은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법원이 조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4.92%포인트로 벌어진다.② 대한항공 사우회 등 지분 3.7% 향방은
KCGI, 의결권 제한 가처분신청
"지분 변동 보고에 누락돼 무효"
기관투자가 상대 '득표전' 치열양측은 의결권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우군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개미(개인투자자)처럼 흩어져 있는 소액주주보다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주요 주주 가운데 대한항공 자가보험(2.47%)·사우회(1.23%) 등은 조 회장 측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직원들이 최근 조 전 부사장과 KCGI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조 회장 측 편을 들고 있어서다. 다만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의 지분은 구성원을 대상으로 투표한 뒤 이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어서 3자연합에 대한 지지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KCGI는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그동안 조 회장 측 지분 변동 보고에서 누락됐던 만큼 의결권을 제한해달라고 가처분신청을 냈다.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양측의 득표전도 치열하다는 후문이다.③ 국민연금·소액주주의 선택은2.9% 지분 가진 국민연금
"의결권 직접 행사하겠다"
25% 소액주주와 연대 가능성도
2.9%의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국민연금은 최근 주식 투자 및 운용을 위탁한 각 펀드에 의사결정을 맡기지 않고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조 회장 측이 낸 이사진 후보에 대해 전원 찬성 의견을 냈다는 점을 근거로 조 회장 측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양측은 25%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마지막 변수라고 보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3자연합은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소액주주들을 찾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백승엽 한진칼 소액주주연대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국민연금에 소액주주들과 연대 의향이 있는지 이메일 질의서를 보내 결과가 관심을 끈다.
김재후/이선아 기자 hu@hankyung.com
주총 승부를 가를 세 가지 변수를 짚어봤다.① 3자연합 공시위반 논란의 '3.2%'
'단순투자'로 신고했다가 변경
반도건설 의결권 인정 못 받으면
조 회장측과 4.9%P까지 격차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지분(의결권 기준)은 약 33.70%다. 조 회장(6.52%)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가족 지분에 특수관계인(4.15%), 우호세력으로 꼽히는 미국 델타항공(10.00%), 카카오(1.00%), GS칼텍스(0.25%)의 지분을 더한 것이다. 델타항공과 카카오, GS칼텍스 등은 한진그룹과 사업상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조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된다.이에 맞서는 3자연합 지분율은 31.98%가량이다. 단일 주주로는 한진칼 최대주주인 국내 행동주의펀드 KCGI(강성부펀드·17.29%)와 반도건설(8.20%), 조현아 전 부사장(6.49%) 등이 보유한 지분이다.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1.72%포인트에 불과하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10월 8일까진 한진칼 주식 보유목적을 ‘단순투자’로 신고했다가 올 들어 ‘경영참가’로 바꿨다. 조 회장 측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보유목적을 숨긴 반도건설은 5% 초과분인 3.2%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3자연합 측은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 법원이 조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면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4.92%포인트로 벌어진다.② 대한항공 사우회 등 지분 3.7% 향방은
KCGI, 의결권 제한 가처분신청
"지분 변동 보고에 누락돼 무효"
기관투자가 상대 '득표전' 치열양측은 의결권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우군을 찾아 나서고 있다. 개미(개인투자자)처럼 흩어져 있는 소액주주보다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주요 주주 가운데 대한항공 자가보험(2.47%)·사우회(1.23%) 등은 조 회장 측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직원들이 최근 조 전 부사장과 KCGI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조 회장 측 편을 들고 있어서다. 다만 자가보험과 사우회 등의 지분은 구성원을 대상으로 투표한 뒤 이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어서 3자연합에 대한 지지도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KCGI는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사우회가 그동안 조 회장 측 지분 변동 보고에서 누락됐던 만큼 의결권을 제한해달라고 가처분신청을 냈다.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양측의 득표전도 치열하다는 후문이다.③ 국민연금·소액주주의 선택은2.9% 지분 가진 국민연금
"의결권 직접 행사하겠다"
25% 소액주주와 연대 가능성도
2.9%의 지분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국민연금은 최근 주식 투자 및 운용을 위탁한 각 펀드에 의사결정을 맡기지 않고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최근 조 회장 측이 낸 이사진 후보에 대해 전원 찬성 의견을 냈다는 점을 근거로 조 회장 측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양측은 25%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승부를 가를 마지막 변수라고 보고 총력전에 들어갔다. 3자연합은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소액주주들을 찾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백승엽 한진칼 소액주주연대 공동대표가 지난 20일 국민연금에 소액주주들과 연대 의향이 있는지 이메일 질의서를 보내 결과가 관심을 끈다.
김재후/이선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