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유입·집단감염 '연결고리' 차단…"개학前 코로나 확산세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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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정부가 교회 유흥시설 등의 영업중단을 권고한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내놓은 것은 밀집 공간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다음달 6일로 예정된 전국 초·중·고교 개학 이전에 집단감염 연결고리를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권고 수준에 그치지 말고 시설 폐쇄 등 강제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교시설·헬스장 등 운영 제한
행정명령 이행 안하면 벌금
영업중단 손실은 정부가 보상"
첫날 일부 교회는 주말예배 강행
교회·체육시설 보름간 운영중지 권고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1일 종교시설·실내 체육시설·유흥시설 등의 영업중단을 골자로 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역교회와 헬스장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가 영업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업종은 △종교시설 △무도장·무도학원·체력단련장·체육도장 등의 실내 체육시설 △콜라텍·클럽 등의 유흥시설 등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에 따라 PC방, 노래방, 학원 등을 추가 지정할 수 있다. 영업제한 시기는 22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다.
교회·체육시설·유흥시설 등을 불가피하게 운영하려면 출입구에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사람 간 간격을 1~2m씩 유지하는 등 업종별 방역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회·집합 금지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행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입원·치료비와 방역비에 대해 손해배상(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정부는 영업중단으로 발생하는 손실은 보상할 방침이다.정세균 국무총리는 22일 “정부의 방역을 방해하고 공동체에 위해를 끼치는 행위에 더 이상은 관용이 있을 수 없다”며 “방역 지침을 지키지 않는 시설에는 단호한 법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거리두기 첫날부터 곳곳 마찰
정부의 이 같은 강력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시행 첫날부터 운영제한 지침을 어긴 사례가 속속 나왔다. 일요일인 22일 일부 대형교회는 정부의 운영중단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장 예배를 강행했다.이날 오전 11시 서울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에서는 현장 점검을 나온 서울시·성북구 공무원과 교회 직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교회는 평소보다 신도가 몰려드는 바람에 예배에 참석한 신도 간 거리가 정부가 권고한 1~2m보다 한참 좁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주차장에 간이의자를 설치해 마련한 ‘야외 예배당’은 이보다 더 거리가 좁았다.
서울 구로 연세중앙교회에서도 이날 오전 현장 예배가 열렸다. 인근 주민들은 “집단감염 한순간 차단만이 살길” “온라인 예배로 전환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연세중앙교회 인근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날 지자체 소속 직원 등 4450여 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서울 시내 중소교회 2209곳을 점검했다고 밝혔다.생활방역으로 방역정책 전환 예고
정부는 14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에는 생활방역으로 방역정책을 전환할 방침이다. 학교 직장 등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유도하되 집단감염을 최소화는 방역체제를 가동한다는 것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개학일까지 교실 책상을 재배치해 학생 간 거리를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급식은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배식시간을 분산하는 등 학교별 상황에 맞게 시행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주일 뒤에는 일상에서 코로나19와 싸울 준비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더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역별 확진자 증가 추세 등 역학 자료를 토대로 어떤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시급한지, 이를 시행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지 등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다”며 “지금처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 방식에 치우치지 말고 정부가 방역과 경제에 미칠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태웅/박진우/임유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