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제지업계 '3세 경영'…무림, 이도균 사장 대표 선임

내실 다지기·미래 먹거리 집중
국내 펄프·제지 전문기업 무림이 ‘3세 경영’에 들어간다. 신임 대표이사를 필두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무림페이퍼는 23일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로 이도균 사장(43·사진)을 선임했다. 이 신임 대표는 고(故) 이무일 창업주의 장손이며 이동욱 회장의 장남이다. 이 대표는 무림페이퍼에 이어 25일까지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무림SP와 무림P&P 등 무림그룹 3개사에서 모두 대표를 맡는다. 전임 김석만 대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1978년생인 이 대표는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본부에 입사해 제지사업본부 관리본부 일관화건설본부 전략기획실 등 14년간 경영 전반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장 경험이 중시되는 제조업 특성에 맞춰 2010년부터는 울산 무림P&P 일관화공장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며 펄프·제지 일관화공장 준공(2011년)을 이끌었다.

그는 그룹 재정비를 통한 내실 다지기와 미래 먹거리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무림 관계자는 “이 대표는 기존 제지연구소에서 친환경신소재연구소를 분리해 투자하는 등 신사업 진출에 집중해왔다”며 “2018년 문을 연 무림의 플래그십스토어 무림갤러리 설립에 관여하는 등 기존 제지업계 통념에서 벗어난 소비자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산업으로 분류되는 제지업계는 3세 경영에 들어간 곳이 많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최병민 회장의 장녀인 최현수 사장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 복사용지 밀크 브랜드로 유명한 해성그룹은 올초 오너 3세인 단우영 한국제지 사장을 그룹 부회장에 올렸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대형 제지기업은 대부분 6·25전쟁 후 창업해 창업주와 자녀들의 연배가 비슷하다”며 “제지기업들이 설립 50년을 넘기면서 3세 후계구도를 그려야 할 시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