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왕년 영화 속 컨버터블 이젠 2000만원대
입력
수정
▽ 코로나 여파로 중고차 비대면거래 증가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교통에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비대면 중고차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
▽ 꽃피는 봄 중고 컨버터블, 관심 더 높아져
▽ "중고 컨버터블 수리비 등 감안해야"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인파는 줄었지만 따사로운 봄날이 오면서 교외 드라이브에 나서는 시민들은 늘고 있다.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면서도 계절은 즐길 수 있는 컨버터블 중고차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23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중고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붕이 모두 열리는 컨버터블 차량은 자동차라는 공간으로 타인과 거리를 두면서도 탁트인 개방감을 갖춰 계절감을 즐기기 적합하다. 때문에 생에 한 번쯤 타보고 싶은 차로 2030세대에서 인기가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버터블은 파이가 작긴 하지만 최근 관심도가 다소 늘었다"며 "외출 자제 등 장기간 외부 활동을 줄인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붕을 여닫는 컨버터블 자동차는 일반 차량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일반적인 세단이나 쿠페 타입 승용차들은 A·B·C필러와 같이 지붕과 연결된 여러 기둥이 차체를 지지하지만, 지붕을 걷어낸 컨버터블은 A필러만으로 차에 가해지는 하중을 견뎌야 한다. 차체 강성을 더 높이게 되고 이는 가격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출시 5년 이상 지난 중고차들의 사정은 다르다. 시장 수요가 제한적인 탓에 가격이 크게 낮아진다. 유명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이 탔던 뚜껑 열리는 외제 컨버터블 모델도 2000만원대면 구매 가능하다.SK엔카닷컴, 케이카, AJ셀카 등 중고차 플랫폼에 등록된 연식 10년 이내 컨버터블 차량을 조회했다. 우선 1000만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된 중고차로는 푸조 207cc와 308cc, 피아트 500C, 폭스바겐 골프 카브리올레, 미니 쿠퍼 로드스터·쿠퍼S 컨버터블 등이 있다.
소형차에 속하는 이들 컨버터블 차량은 대체로 1000만~1500만원대 가격을 보였지만, 미니의 경우 주행거리와 상태 등에 따라 가격대가 200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2000만원대에서는 아우디 TT 로드스터, 벤츠 SLK클래스·E클래스 카브리올레, BMW 328i·Z4 2세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BMW Z4 2세대 모델은 과거 인기 드라마였던 시크릿가든에서 주인공의 애마로 등장했던 차량으로, 연식과 주행거리 등에 따라 2500만~3000만원대 가격을 보였다.벤츠 SLK클래스는 동급 컨버터블 차량 가운데 가장 승차감이 편한 것으로 알려진 차량으로, 2200만~26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아우디 TT 로드스터는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해 유명세를 얻은 차량이다. 상태와 연식에 따라 1000만원대 후반부터 3000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넓게 분포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수입 중고차에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컨버터블 중고차는 고장이 발생했을 경우 수리 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지붕을 수납하기에 공간이 좁고, 지붕을 닫더라도 일반 자동차에 비해 소음이 크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한편 지난 2월 현대캐피탈 ‘인증중고차 서비스’ 온라인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596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151건으로 늘었다. 신규 회원 가입자도 2배, 온라인 판매 건수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오토플러스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중고차 브랜드 리본카는 올해들어 온라인 경매를 지속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이 매장 방문을 꺼리는 만큼 온라인에서 조회와 구매가 이뤄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달 초에는 중간에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모든 거래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진 순수 비대면 구매 1호 고객도 등장했다.중고차 시장의 비대면 거래 증가는 대중교통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된다.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에서는 불특정 다수와의 밀착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만원전철 인파에 밀려 생면부지의 사람과 숨결을 공유했다는 경험담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보건 당국에서는 대중교통에서 코로나19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하지만, 많은 이들이 쉽게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