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공무원 못 만난다" 지자체, 내년 정부 예산 확보 '비상'

'대면접촉 금지'에 광주·전남 현안 설득할 방법 없어 시·도 곤혹
코로나19 불똥이 일선 지자체의 내년 정부 예산 확보 활동에까지 튀었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특별 지침에 따라 대면접촉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이 중앙 부처 공무원들을 만나기 어려워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사업자료를 관련 부처에 보내고 온라인과 전화 등으로 지역 현안을 설명하려고 하지만 한계가 있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24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고확보 활동을 온라인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정부 내 일부 부처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데다,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특별지침에 따라 중앙부처 접근이 사실상 금지됐기 때문이다.

지자체들은 대면 접촉을 해도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코로나19로 부처 방문조차 어려워지자 대응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3~4월은 정부 예산편성 체계상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하는 때로, 지자체들이 해당 부처에 국고 건의사업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동안은 지자체 예산 담당 관계자들이나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해당 예산과 관련이 있는 정부 부처 공무원들과 만나기 위해 세종시에 거주하다시피 하면서 대면접촉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이 같은 대면 접촉이 제한되자 지자체마다 이를 대체할 새로운 국고 확보 활동 방식 찾기에 나섰으나 전화 외에는 뾰족한 수단이 없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는 코로나19 때문에 직접 대면이 힘든 만큼 온라인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서 4월께 신규사업 보고회를 열고 해당 실·국과 내년 국고 예산 사업을 점검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일찌감치 국고지원 사업 발굴에 나서 건수와 액수를 정했지만, 상황은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이다.

전남도는 전년 대비 5천258억원 늘린 237건 2조3천160억원을 내년 국고 지원사업으로 정하고 실·국별 주요 현안 사업을 해당 중앙 부처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방문 설명이 불가능하므로 해당 부처에 사업자료를 사전에 보내고, 수시로 온라인이나 전화 등을 통해 설명하도록 했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 보좌관들과의 소규모 미니 간담회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지자체들은 대면접촉을 금지한 코로나19로 자칫 지자체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못한 채 정부 예산안이 세워질까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얼굴을 보지 않고 전화로만 지역 상황을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다들 경험해보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인 만큼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지만, 해결책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안 편성은 다음 달까지 지자체 의견을 받아 해당 부처가 예산안을 세워 5월 말 기획재정부에 넘기면 6~8월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9월 초 국회에 제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