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결국 1년 뒤로…日 손실 최대 35조원

올 GDP 증가율 1.1%P 타격
연기 따른 비용도 수조원대
조직위 인건비만 年 400억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내년 여름으로 연기함에 따라 일본 경제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그 규모가 35조원에 이를 것이며 올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포인트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일본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기대했던 올림픽 특수가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함에 따라 내년으로 미뤄지게 돼 올해 일본 GDP가 1조7000억엔(약 19조원) 줄고, 파급효과까지 감안한 경제적 손실은 3조2000억엔(약 35조원)에 달할 것이란 보고서를 25일 내놨다. 이어 올해 일본 GDP 증가율을 0.39%포인트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던 올림픽이 연기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까지 더해져 GDP 증가율이 1.11%포인트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의 지난해 GDP 증가율은 0.7%(잠정치)였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2020년 도쿄올림픽은 ‘코로나 불황’을 상쇄할 수 있는 특효약이었지만 일정이 미뤄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올림픽 개최로 인한 파급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직접적인 경제 손실보다 규모가 컸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면 일본에 전국적으로 2조9609억엔(약 32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조4210억엔(약 16조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등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기업들의 올 회계연도 수익도 24% 줄 것으로 예상됐다.

대회를 1년 늦추는 데 따른 추가 비용도 수조원대에 달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3500명에 달하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직원 인건비만 연간 40억엔이다. 여기에 수백억엔 규모의 경기장 대여료와 선수촌 아파트 임대료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림픽조직위 관계자를 인용해 “1년 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이 수천만엔(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림픽조직위가 지난해 12월 공표한 올림픽 개최 예산은 1조3500억엔이었다.올림픽 특수만 바라보던 여행·운송업계는 코로나19발 수요 격감으로 생존이 위태롭게 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이 전국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97곳을 조사한 결과 올해 3~4월 예약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줄었다. 올림픽조직위가 대회 관계자용으로 임차해 이미 객실 사용료까지 치른 제국호텔과 게이오프라자호텔 등 도쿄 시내 특급호텔들은 수백 개의 객실료를 환불해야 한다. 올림픽조직위가 대회 관계자들을 위해 대규모로 대절한 버스도 예약 취소가 불가피해졌다. 일본버스협회 가맹 운송회사 62곳의 3월 수입은 79% 줄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