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부터 연우까지 조주빈 인스타 차단 인증한 女연예인들…아이디 뜻 '소름'

텔레그램 박사 조주빈 25일 얼굴 공개…검찰 송치
연예인 다수 팔로우한 조주빈 인스타그램 공개돼
가인·예원·연우 등 차단 인증
미성년자를 포함한 성 착취 영상을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그의 계정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이 공개됐다.

조주빈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가인, 연우, 예원, 신아영, 연우, 김하영, 이다인 등 다수의 여자 연예인들을 팔로우하고 있었다. 조주빈은 한글로 '에피네프린'을 자판에서 치면 생성되는 'dpvlspvmfls'이라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피네프린은 아드레날린을 뜻하며 호르몬과 세포신호전달물질로 작용한다.

이 계정은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인플루언서 등 4100여명의 여성들을 팔로잉했다.

대중에게 익숙한 연예인들은 조주빈의 계정이 팔로우했다는 제보를 팬들로부터 전해듣고 "차단했다"는 인증글을 올리고 있다. 브라운아이즈드 가인은 지난 24일 조주빈 계정 차단 화면 사진을 올리며 "오케이 차단했어요. 이런 XXXXX!!"라고 썼다.

쥬얼리 출신 배우 예원도 "DM 보내서 알려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 모두 쓰레기 없는 깨끗한 세상에서 살아야죠"라고 밝혔다.

모모랜드 연우도 "차단했다. 똥이 무서워 피하나. 더러워 피하지. 여러분들 조심하세요"라고 말했다.
신아영은 "토할 것 같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이미지와 함께 "오랜만에 제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n번방 운영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나를 팔로잉하고 있으니 얼른 차단하라고"라고 썼다.

그러면서 "들어가봤더니 진짜였다. 바로 차단했지만 찜찜한 기분은 쉽게 가시질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신아영은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영화 시나리오나 도시 괴담 같은 건 줄 알았다. 피해 내용은 물론, 그 방에 26명도 아니고 26만 명이 회원가입을 했다는 것, 그리고 어제 그 박사의 얼굴이 공개됐을 때, 적어도 사진만 봐서는 그 어떤 악의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낮에는 봉사활동도 했다고 한다. 무슨 B급 호러 영화 시놉시스 같다. 나는 그 사람이 팔로잉 하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치고 미치도록 싫은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어린 소녀들은 어떨까"라며 "26만 명의 피의자들이 당연히 벌을 받아야겠지만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와 상처들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진짜 세상이 왜 이런지"라고 지적했다.

탤런트 김하영 또한 "너무 소름이 돋는다. 평범한 얼굴을 하고 우리 주위에 있었던 악마들. 꼭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사방' 운영자인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텔레그램으로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지난 19일 구속됐다.


25일 조주빈은 검찰로 송치되며 얼굴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취재진의 질문에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을 비롯해 저에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면서 "멈출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해 일단 조씨의 신병을 검찰에 넘겼으나 그의 추가 혐의에 대한 수사는 계속할 방침이다.

박사방 유료회원들은 조주빈에게 암호화폐를 지불하고 미성년자 성 착취물 등을 시청하거나 음란물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신원 특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유료회원들도 강력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씨 자택 압수수색에서는 범죄수익으로 추정되는 1억3000만원가량의 현금이 발견됐다.조주빈은 박사방 가입비로 최대 200만원 가량의 암호화폐를 받고 불법 영상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암호화폐 지갑에는 23억원 대에 이르는 금액이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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