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못 말리는 아파트 청약…서울·수도권 이어 지방까지 경쟁률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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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시장은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몇 안 되는 분야일 것 같다. 자유롭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뜨겁기’ 그지없다.

인베이드투자자문는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을 약 28만7000가구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서울은 5만8000가구(20.2%)로 적지 않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상적으로 분양이 이뤄진다고 가정했을 때의 추정치다. 하지만 코로나19와 같은 변수가 발생한 경우라면 예외다. 올해 서울 분양 물량(5만8000가구) 중 일반분양은 2만5000가구로 전체의 42.5%로 추정된다. 정비사업을 통해 신축주택이 주로 공급되기 때문에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다행히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이 3개월 유예(모집공고 마감일 4월28일→7월28일)됐지만 코로나19 종식 없이는 3개월 유예도 그저 연기일 뿐이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조합원 총회를 연기하도록 ‘당부’한 상태다.이 같은 공급 부진 상황에서 수요까지 동반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더욱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시장까지 강세라는 점을 잘 살펴봐야 한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서울에서는 겨우 3개 단지(1053가구)가 공급됐다. 여기에 참여한 수요는 5만4487명이다. 이달에도 2개 단지 공급(319가구)뿐이다. 이 중 공공분양이던 마곡 SH 9단지는 146.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작년부터 서울시장에서 여간하면 두 자릿수대 경쟁률이 일반화되고 있다. 3월로 한정지어 보면 수도권 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장에서 그렇게나 기다리던 과천 지식정보타운 공공분양이었던 ‘과천제이드자이’(193.6 대 1) 외에 수원 ‘쌍용더플래티넘 오목천역’(권선113-12구역 재개발)도 16.6 대 1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와중에서도 청약 수요는 집 안에서 ‘강하게’ 살아 있다는 방증이다.

언론에 주로 언급되는 것은 바로 지방시장이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시장의 청약경쟁률에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남산4-5구역 재개발지인 ‘청라힐스자이’는 141.4 대 1을 기록했다. 이뿐 아니다. 부산에서도 덕천2-1구역 재건축지인 ‘포레나 부산덕천’은 88.3 대 1을 보였다. ‘더플래티넘 해운대’는 무려 226.5 대 1을 기록했다. 부산처럼 최근 2년간 부진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시장흐름 변화는 역병조차도 이겨내는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이 와중에 전남 여수의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전국에서 확진자가 적은 지자체인 전남(지난 22일 기준 6명)에서도 인기지역인 여수에서 신축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우선 ‘웅천 롯데캐슬마리나’는 6.3 대 1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공급된 ‘웅천 마린파크 애시앙’은 평균 878만원(3.3㎡)에 공급돼 무순위 청약에서 49가구 모집에 3만6959명이 몰려 경쟁률이 754.3 대 1까지 치솟았다.

대구와 전남 청약시장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코로나19에서 가장 자유로운 지역의 상황과 가장 힘겨운 지역 상황이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언젠가는 종식될 코로나19 사태 속에 향후 신규 분양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상우 <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