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통합당 구원투수로…'원톱' 총괄선대위원장 맡는다

통합당, 선거 20일 앞두고 영입…중도 표심 확보 '승부수' 던져
"오늘 오전 황교안 등 자택 찾아 합류 요청…김종인 흔쾌히 수락"
"과거 한국·새누리당과는 다른 당…경제민주화에 충실한 공약 나올것"

미래통합당이 26일 4·15 총선 선거 대책을 총괄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영입했다.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김 전 대표 영입을 발표했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오늘 오전 김 전 대표가 통합당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선거 대책에 관한 총괄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의 직책은 총괄선대위원장이다.오는 29일부터 업무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직책은 황교안 대표가 맡고 있던 것으로, 황 대표는 총괄 선거 지휘 역할을 사실상 김 전 대표에게 일임하고 자신은 총선 출마지인 서울 종로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의 김 전 대표 영입은 선거 20일 전에 이뤄진 것이다.이번 총선에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겨냥한 승부 카드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는 1987년 개헌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의 입안을 주도했고, 6공화국에서 보건사회부 장관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면서 대기업의 과다한 부동산 소유를 제한한 토지공개념을 입안한 인물이다.

자신이 선거사령탑을 맡았던 주요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한 전적도 갖고 있다.2012년 총선 때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누리당에 합류해 승리를 이끌었고, 2016년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 대표를 맡아 역시 당의 승리에 기여했다.

통합당은 황 대표가 직접 나서서 김 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30분 황 대표와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직접 서울 구기동의 김 전 대표 자택을 찾아 통합당 선대위 합류를 요청했고, 김 전 대표가 이를 수락했다고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전했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어려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꼭 승리를 얻어야 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고, 김 전 대표가 흔쾌히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향후 선대위가 사실상 김 전 대표의 '원톱 체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대표 영입에 따라 선대위의 전반적인 인적 구성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박 위원장은 내다봤다.

박 공동선대위원장은 당내 동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정치는 시점과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라며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가장 날카롭게 지적하는 2가지 과제가 있는데 이에 김 전 대표가 가장 큰 상징성과 영향력을 가진 분이라고 판단한다.

그런 정치적 판단에 당내에 상당히 넓은 컨센서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만남에서 향후 활동 방향이나 구상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선대위 차원의 별도 경제대책 기구에 대한 김 전 대표의 언급은 있었다고 한다.

김 전 대표 영입에 따른 공천 영향 여부에 대해서는 "공천은 끝난 것"이며 일축했고, 비상대책위원장 등 선거 이후 김 전 대표의 당내 역할론과 관련해서도 "그런 논의는 일체 없었다"며 답을 삼갔다.

한편,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은 김 전 대표의 브랜드나 다름없는 경제민주화 정책이 통합당의 방향성에 부합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통합당을 과거의 자유한국당이나 새누리당의 연상선상에서 해석을 해서 그런 논란이 오는 것"이면서 "물론 그때 당에 계셨던 많은 분이 통합당에 와계시긴 하지만 통합당은 다른 당"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따라서 '과거 당'은 모르겠으나 통합당에서는 김 전 대표가 원래 구상했던 경제민주화에 굉장히 충실한 공약이나 정책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