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은 1억 벌었대"…4명 중 1명 청약하는 '여순광'

전매제한 없는 여순광, 분양권 거래 급증
현지 1순위 청약 후, 분양권 돌리면서 시세 올라

집값 상승세 상위권, 청약 대기수요도 많아져
코로나19에 비교적 노출 적어, 분양일정 속속
아파트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전라남도의 동부권 대표적인 도시인 여수, 순천, 광양 이른바 '여순광'에 부동산 바람이 불고 있다.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다 분양권에는 수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고 있어서다. 분양 권 거래도 활발해 손바뀜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분양권 시장이 돈이 되면서 청약에도 신청자들이 몰리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한양이 전남 순천시 용당동 175번지 일원에 짓는 '한양수자인 디에스티지'의 1순위에 94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청약통장 2만961개가 접수돼 평균경쟁률 22.30대 1을 기록했다. 1순위 당해 지역에는 1만7747명이 접수했는데, 이는 순천시의 청약종합저축 개수(7만5549개)의 23.5%에 해당한다. 4명 중에 1명 꼴로 이 아파트에 청약을 한 셈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조성되는 이 단지는 총 1252가구의 대단지다. 분양가가 3.3㎡당 1000만원을 넘겨 전용 84㎡의 경우 최고가 기준 분양가가 3억345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분양했던 '순천 모아엘가 리버파크(전용 84㎡ 기준 3억2160만원)'나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2억8870만원)', '순천 복성지구 한신더휴(2억9300만원)' 보다도 높았다. 그럼에도 청약에서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순광, 전남 청약 시장 상위권 휩쓸어

순천 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수, 광양에도 청약바람은 일찌감치 불었다. 지난해 전남에서 분양한 신규 단지(임대 제외)는 총 15개 단지였는데 이 중 청약자수 상위 5개 단지 모두 여순광에서 나왔다. △1위 여수시 ‘힐스테이트죽림젠트리스’(청약자 1만1339명) △2위 순천시 ‘순천복성지구한신더휴’(9155명) △3위 순천시 ‘조례2차골드클래스시그니처’ (6879명) △4위 광양시 ‘광양푸르지오더퍼스트’ (6879명) △5위 순천시 ‘순천금호어울림더파크’(6437명) 등의 순이었다.최근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 상승-지방은 광역시만 상승'의 구도로 알려져 있었다. 지방 도시 중에서 경상도의 주요 도시들은 지역 기반산업들이 침체를 겪었다. 미분양이 대거 나오면서 분양이 취소되거나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까지 나왔다.
전남 동부권 청사가 들어서는 순천시 신대지구 일대(자료 순천시청)
그러나 전라남도 여순광은 달랐다. 수요층이 오히려 단단해지면서 기존 시장과 분양 시장 모두 꾸준하게 오름세를 나타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2018년 3월~2020년 2월) 전남 22개 시·군 중 아파트 시세가 잡히는 9개 시·군 지역에서 아파트 값 상승률 1~3위는 전남 동부권인 여순광이었다. 1위는 여수시로 19.61%(3.3㎡당 617만→738만원)올랐고 그 뒤를 순천시가 13.10%(3.3㎡당 481만→544만원), 광양시가 9.32%(3.3㎡당 354만→387만원)오르며 뒤를 이었다. 전남 평균 상승률은 7.37%(3.3㎡당 502만→539만원)로 세 지역만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지역 내에서도 택지개발이 활발해진 것도 요인이다.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택지지구 내 아파트들이 지역 내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머지 새 아파트들도 이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수시에서는 웅천동 일대에서 웅천지구가 12단지, 7433가구로 조성되고 있으며 소라면 일대에 죽림지구도 개발중이다. 순천에서는 해룡면 신대리 290만㎡부지에 신대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약 6000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여기에 전남 동부권 통합청사도 들어선다. 올해 착공해 2022년 준공될 계획이다. 광양시에서는 65만4761㎡ 규모로 성황도이지구가 개발되고 있다. 2925가구, 7606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택지지구 중심으로 분양권 '웃돈'

택지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의 웃돈도 수천만원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여수시 죽림지구‘힐스테이트 죽림 젠트리스'의 분양권이 지난달 4억334만원에 거래돼 작년 11월 분양가 보다 약 3000만원 가량 올랐다. 989가구인 이 아파트는 지난달 거래된 분양권이 50개에 이른다. 거래량이 늘면서 웃돈도 차츰 오르고 있다. 여수시는 과열된 분양권 거래를 단속하겠다면서 올해초 불법 부동산 중개행위에 대한 합동단속을 위한 팀까지 꾸렸다.순천시 해룡면 일대에 건축중인 '광양만권 신대배후단지B1 중흥S-클래스', '순천 복성지구 한신더휴'는 분양권에 2000만원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순천 복성지구 한신더휴의 경우 올해들어 매달 30건 이상씩 분양권이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 광양시 성황동에서 분양한 ‘광양 푸르지오 더 퍼스트’ 경우 84㎡의 분양권 시세가 3억20000만원 안팎에 거래되면서 분양가 보다 2000만원 이상이 올랐다.
여수 밤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 같이 거래가 활발하고 웃돈이 오르는 이유는 전매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택지를 제외하고 일단 계약만 하면 전매가 자유롭다. 분양권 거래가 현지인과 외지인을 번갈아 거치면서 가격의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순천 지역 내 부동산 관계자는 "순천은 약 2~3년 전부터 아파트가 본격으로 분양됐고, 올해부터 4000가구 이상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라며 "시장에 분양권으로 돌아다니는 물건이 워낙 많다보니 지역 및 외지 투자자가 섞여서 거래가 잘 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양권을 2~3개 가지고 있던 분들은 억대로 돈을 벌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분양권이 많다는 건 그만큼 대기하고 있는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때문에 초기부터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러한 수요자들은 분양 아파트를 기다리고 있다. 건설사들도 새 아파트 분양에 착수하고 있다. 전남을 비롯해 여순광 일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수가 적은 편이다. 지역 감염이 많지 않다보니 분양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모델하우스 입장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통제를 하고 있다. 오는 5월까지 전남 여순광 지역에서는 총 1416가구가 나올 예정이다.광양시에서는 GS건설이 성황도이지구 L-2블록 ‘광양센트럴자이’를 오는 5월 공급한다. 전용 74~84㎡의 704가구를 공급된다. 전남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이(Xi)'브랜드 단지다. 순천시에서는 금호건설이 ‘순천 금호어울림 더파크 2차’(349가구)를 분양중이다. 오는 30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1일 1순위, 4월1일에 2순위 청약을 받는다. 여수시에서는 대광건영이 ‘대광로제비앙센텀29’(363가구)를 분양한다. 전용면적 84~141㎡, 총 363가구 규모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