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모 사생활 문자, 내가 유출"…조주빈, 거물급 범죄자 되고 싶었나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
주진모 등 유명인 언급 심리는…
"일종의 자의식 과잉…심한 열등감서 나온 방어기제"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성 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이 주진모 등 유명인들의 사건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주빈은 "주진모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것도 나다"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YTN은 보도했다. 그는 "주진모 계정을 해킹한게 아니라 로그인 접속을 한 것"이라며 "주진모가 먼저 언플을 하길래 문자 자료를 (언론에) 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진모는 카톡이 더럽다", "약한 정준영급"이라고도 언급했다고.

주진모는 지난 1월 휴대전화를 해킹당해 급전 협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곤혹을 치렀다. 이 상황에서 주진모의 사생활이 담긴 문자 메시지가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주진모는 "그들은 정신이 혼미할 만큼 저를 몰아붙였다"라며 "심지어 그들은 제 아내에게 이메일을 보내어 협박하기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제 가족 모두가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조주빈은 해당 사건의 주체가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주빈은 손석희 JTBC 사장과 형, 동생 사이라는 등 언론인, 정치인, 연예인과의 친분을 주장하며 자신을 과시했다.


조주빈은 지난 25일 검찰로 이송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손석희 사장님, 김웅 기자님, 윤장현 시장님 등 저에게 피해를 입은 모든 분께 사죄한다.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손석희 사장은 흥신소 사장이라 접근한 조주빈에게 협박을 받고 돈을 지급했다고 인정했다. JTBC 측은 " 증거확보를 위해 손 사장이 어쩔 수 없이 이에 응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일종의 자의식 과잉"이라며 "심한 열등감에서 유래하며 일종의 방어기제로 다른 남성들보다 더 열등의식에 빠질만한 개인적 특성이 이유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주빈이 손석희 사장을 언급한 것에 대해 진행자는 "‘나는 찌질한 파렴치범이 아니야’, ‘노는 물이 달라’ 이런 걸 어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언한 건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수정 교수는 "그렇게 해석하는 게 정확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조주빈의 이런 허풍이 제왕처럼 포장하고 군림하고 싶어하는 심리라고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한 그는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해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구청·동사무소에서 일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을 통해 피해 여성과 박사방 유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빼돌려 이를 협박과 강요의 수단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7일 조주빈에 대한 두 번째 조사를 할 예정이다.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 제작 등 12개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앞서 검찰은 조주빈의 성장 배경과 범행 전 생활 등을 묻고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1만2000페이지 분량의 수사 기록을 토대로 혐의 인정 여부를 조사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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