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케이블TV 사업 물적분할 추진

사업 매각 겨냥한 사전 포석
MSO·PP 사업 분리가 핵심
"매각 속도 빨라질 것"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현대HCN이 케이블TV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한다. 케이블TV 사업 매각을 겨냥한 사전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본지 3월 24일자 A16면 참조
29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현대HCN은 케이블TV 사업 가입자와 네트워크 전산망 등을 물적 분할해 자회사로 편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HCN은 지주사 역할만 담당하고 그 밑에 MSO 회사를 두는 구조다. MSO 사업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업을 완전히 분리하는 게 물적 분할의 목적이다. PP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미디어는 현대HCN의 100% 자회사다. 드라마H 등 5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HCN이 물적 분할을 추진하는 것은 케이블TV 사업 매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MSO 사업만 따로 떼어내면 기업 가치 산정과 가격 협상 등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케이블TV 사업은 자본력을 갖춘 통신사가 운영하는 인터넷TV(IPTV)에 밀려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현대HCN으로서는 빨리 매각할수록 유리하다. 반면 케이블TV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고 평가되는 PP 사업은 매각이 급하지 않은 상황이다.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대형 유료방송사업자에 현대HCN 매수 의사가 있는지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주관사를 선정해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전은 KT와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3강 체제인 유료방송 시장에 순위 변동을 몰고 올 수 있어 관심이 높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현대HCN 인수에 관심이 있는 IPTV업체로서도 PP까지 인수할 이유가 없다”며 “케이블TV 사업을 따로 떼어내면 매각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HCN은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분할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다. 방송법상 방송사업자는 합병 분할 등의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허가 또는 승인을 얻어야 한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