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과반 의석 확보해 코로나 비상대책 내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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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 띄우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선대위원장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2주가량 앞두고 본격적인 ‘정권 심판론’ 띄우기에 나섰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지난 3년간 잘한 게 하나도 없고 나라를 경영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정권은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6월 21대 국회 개원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 경제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통합당이 애초 이번 총선 구도로 설정했던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대안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3년간 잘한 게 하나도 없다
정권 심판해야 나라 안정
국민이 흡족해하지 않는 통합당
책임지고 포용하는 정당 될 것
김종인 “총선, 나라 살릴 마지막 출구”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대통령이 탄생하는 데 일조한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그 송구한 마음 때문에 제 인생의 마지막 노력으로 나라가 가는 방향을 반드시 되돌려 놓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선거 승리를 이끌었다. 그 이듬해 문재인 정권 출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금 민심은 한마디로 ‘못 살겠다. 갈아 보자’다”며 “현 정권의 무능과 부도덕함에 대해선 국민 마음속에서 이미 심판이 끝났다. 정부·여당은 심판을 예감하고 떨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정권을 심판하지 못하면 이 나라는 예측 불허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통합당에 대해선 “국민께서 흡족하지 않은 것을 알지만, 책임지고 포용하는 정당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시중에선 이미 ‘코로나19로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란 말이 나돈다”며 “정부가 무슨 무슨 대책이라고 계속 발표하는데, 혜택을 봤다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한국이 코로나19 사태에 이만큼 대처하는 것은 지난 70년간 쌓아 온 국가의 역량 덕분”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정부의 잇단 ‘자화자찬’성 발언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통합당 “정부 예산 100조원 재구성하자”
김 위원장은 올해 정부 예산 512조3000억원 중 100조원가량을 ‘항목 변경’을 통해 ‘코로나19 비상 대책 예산’으로 쓰는 방안도 제안했다. 헌법 57조는 ‘국회는 정부 동의를 거쳐 예산 항목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부처별로 20%씩 줄이면 100조원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에 봉착한 만큼 정부는 즉시 예산 재구성을 준비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여권이 추진 중인 ‘코로나 지원금(긴급 재난 생계지원금)’에 대해선 “합리적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신세돈 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당 차원에서 올해 예산을 점검해 보니 최소 10%(50조원)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당초 최대 40조원 규모 국민채를 발행해 코로나19 대응 자금을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예산을 새로 편성해 코로나19 사태 복구에 쓰고, 모자라면 국민채를 발행해 시중 유동자금을 끌어 쓰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예산 항목 변경을 통해 조달한 재원을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직접 지원 40조원 △세금 감면 10조원 △고용안정자금 10조원 △지방자치단체 특별교부금 25조원 등에 쓰자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견 직후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서울 종로 선거사무소를 찾아 “선거는 앞서가는 사람보다 쫓아가는 사람이 훨씬 더 유리하다”며 “이번 선거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가 이기는 과정을 국민께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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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