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음란물' 사이트 증거가 사라지고 있다

한경 보도 후 음란물 제작자들
비밀방 삭제하고 탈퇴 잇따라
"사법당국 조속한 수사 필요"
K팝 스타들의 딥페이크 음란물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한 국내외 정보기술(IT) 개발자들이 증거를 없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딥페이크 영상을 만드는 정황이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사법당국의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3월 30일자 A1, A3면 참조3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해외 A사이트에서 연예인 딥페이크 음란물 동영상을 조직적으로 제작·배포한 IT 개발자들의 온라인 비밀 커뮤니티가 이날 새벽에 없어졌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사진 동영상 등을 조작해 사람 얼굴 등을 바꿔치기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경제신문이 A사이트 회원들의 범죄 행위를 보도하자 여기 회원들이 범행을 모의하기 위해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에 만들었던 비밀 커뮤니티를 삭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곳엔 딥페이크 제작 공모 정황이 남겨져 있다. 커뮤니티의 회원 수는 1만4000여 명에 달한다.

A사이트의 회원 탈퇴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회원 탈퇴 방법을 문의하는 글이 게시판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딥페이크 음란물 유포 작업은 중단되지 않았다. A사이트 회원들은 30일(오후 3시 기준)에도 하루 동안 13개의 새로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포했다.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딥페이크 영상은 사실인지 아닌지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에게 큰 피해를 준다”며 “누가 가해자인지 찾기 어렵기 때문에 사법당국에서 자진 신고를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