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코로나19 기세 꺾이나…조심스러운 관측 잇달아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확산세가 다소 꺾인 것으로 보인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럽 내 주요 인사들의 감염 소식도 전해졌다.◇ 유럽 확진자 40만 명 육박…사망자는 2만5천 명 넘어
30일(현지시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코로나19 통계에 따르면 유럽 내 누적 확진자 수는 40만 명에 육박했다.

누적 사망자 수도 2만5천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로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가 10만1천739명(사망 1만1천591명), 스페인 8만5천195명(7천340명), 독일 6만3천929명(560명), 프랑스 4만793명(2천612명), 영국 2만2천448명(1천411명)이었다.이어 스위스 1만5천760명(333명), 벨기에 1만1천899명(513명), 네덜란드 1만1천817명(865명) 등의 순으로 누적 확진자가 많았다.

특히 스페인은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5천 명 넘게 발생하면서 진원지인 중국(8만1천470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 유럽 확산세 꺾이나…"섣불리 얘기하기는 일러"
그간 유럽에서 들불처럼 번지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약간 꺾이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이 나오고 있다.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의 경우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4천50명으로 보고됐지만, 이는 13일 만에 최저치다.

최근 며칠 간의 신규 확진자 수를 보면 26일 6천203명, 27일 5천909명, 28일 5천974명, 29일 5천217명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전문가들은 이르면 일주일 내에 바이러스 확산세가 정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이탈리아에 이어 큰 피해를 본 스페인에서도 비슷한 관측이 나왔다.

질병통제국의 마리아 호세 시에라 대변인은 "이동 제한령이 시행된 뒤 지난 15∼25일에 평균 확진자 증가율이 매일 20% 수준이었는데 25일 이후 12%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조처들을 시행하면서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탈리아의 경우) 지금 우리가 오늘 보는 것은 2주 전에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례"라면서 "아마도 우리는 안정화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정점에) 거의 다 왔기를 매우 희망한다"면서 검사와 격리, 추적 등 공격적인 조처를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섣부른 방심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의 실비오 브루사페로 소장은 현지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둔화하는 고무적인 징후가 있지만, 섣불리 이야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 유럽 내 주요 인사들의 감염 소식 잇달아
유럽 내 주요 인사들의 코로나19 감염 소식이 전해졌다.

스페인 펠리페 6세 국왕과 먼 사촌지간인 마리아 테레사 드 부르봉 파르마 공주가 코로나19로 숨졌다.

전 세계 왕실 인사 가운데 첫 사례다.

올해 86세인 그는 확진 판정을 받고 프랑스 파리에서 투병하던 중이었다.

스페인에서 매일 코로나19 현황을 브리핑하던 시몬 질병통제국장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오른팔'로 정부 실세 중 한 명인 도미니크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 역시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