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얼굴 남고생이 '제2의 n번방' 운영자…성착취물 유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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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n번방 운영자 닉네님 '로리대장태범' 법정 출석성 착취물 공유방의 시초인 텔레그램 'n번방'을 모방한 '제2n번방'의 운영자인 닉네임 '로리대장태범'이 31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나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여중생 등 피해자 3명 협박…공범들 역할 분담
이날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재판에서 모습을 드러낸 '로리대장태범' 배모(19)군은 앳된 모습의 고교생이었다. '로리대장태범'이라는 닉네임은 텔레그램 상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강하게 어필하고자 작명한 것으로 전해졌다.피고인석에 앉은 배군과 공범 류모씨(닉네임 '슬픈고양이')에게 적용된 죄명은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피싱 사이트를 통해 유인한 여중생 등 피해자 3명을 협박, 성 착취 영상물 등 76개를 제작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배군 등은 지난해 11월 닉네임 '갓갓'이 잠적한 이후 'n번방'과 유사한 '제2의 n번방'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하는 등 '프로젝트 N'이라는 명칭으로 범행을 모의한 뒤 서로의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변호인 측은 배군 등이 텔레그램에서 유포한 영상 중 일부는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모두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배군은 "네 맞습니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은 배군 등의 공소사실에 대한 증거를 추가로 제출했고 증거 조사를 위해 한 차례 재판을 더 열기로 했다. 이들과 범행을 공모한 김모 씨와 백모 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돼 이날 재판을 받았다.
이들은 수사기관에 검거된 시기와 기소된 시점이 달라 별도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군 등의 다음 재판은 오는 5월 1일 오전 11시 10분 춘천지법에서 열린다.한편 이날 로리대장태범의 재판 소식을 들은 '디지털성폭력대응 강원미투행동연대' 회원 20여명은 법원 앞에서 철저한 수사와 정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재판 전 1시간 전부터 '처벌 강화', '피해자 보호', 'n번방 가입자 엄벌' 등을 주장했다.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