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촌' 서울숲 알짜부지 매물로…"최고급 주상복합타운 기대"

서울시, 주차장 부지 1만9600㎡ 매각 착수

자연녹지→준주거지역 용도 변경…최소 4000억원 넘을 듯
한강 조망에 서울숲 인접…최고 35층 300~500가구 설계 가능
갤러리아포레·트리마제에 올해 말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준공
서울 성수동 서울숲 주차장 부지 뒤로 올 연말 준공되는 아크로포레스트 등 고급 주상복합들이 보인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서울시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성수동 서울숲 알짜 부지인 주차장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영구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대규모 공원을 끼고 있어 초고가 주상복합 개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갤러리아포레, 트리마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과 함께 이 일대가 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성수동, 초고가 주상복합단지로
서울시는 서울숲 주차장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고 31일 밝혔다. 1만9600㎡ 규모로 지금은 자연녹지지역이어서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땅이다. 서울시는 이 주차장의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연내 용도지역 변경을 마치고, 경쟁입찰 방식으로 부지를 매각한다. 매각 금액은 최소 4000억원(감정평가 기준)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개발업계는 이 부지에 최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숲에 자리잡고 있는 ‘공세권’(공원이 인접해 있어 자연친화적이고 쾌적한 환경인 지역)인 데다 한강을 지척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도보 4분 남짓 거리에 분당선 서울숲역이 있는 초역세권이기도 하다.한강경관관리계획에 따라 층수는 35층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전통 부촌인 압구정동을 마주보고 있는 데다 영구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곳”이라며 “최고급 주상복합이 들어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위치여서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했다. 설계 주택 면적에 따라 이 부지에는 300~500가구가량이 공급될 전망이다.

서울숲 인근은 2011년 준공한 갤러리아포레와 2017년 입주한 트리마제 등이 자산가와 연예인 등으로부터 큰 인기를 얻으며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올해 말에는 갤러리아포레 대각선으로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준공된다. 지상 49층의 주거단지 2개 동(280가구), 프라임 오피스 등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서울숲과 한강 조망을 극대화한 고급 설계를 적용했다. 부영도 바로 옆에 고급 주상복합 2개 동(340가구)과 5성급 호텔 1개 동의 공사를 시작했다. 한강변을 따라 50층 높이의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도 예정돼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갤러리아포레 전용 242㎡ 시세는 57억원, 트리마제 전용 140㎡는 34억원 선이다.

서울숲 확장 수혜 기대공세권 메리트는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 부지를 매각해 서울숲과 중랑천 사이에 있는 삼표레미콘 공장부지(2만7828㎡)를 사들일 계획이다. 이 부지를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고 정수장 부지 등까지 개발해 서울숲 규모를 현재 43만㎡에서 61만㎡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애초 삼표레미콘 부지 소유권자인 현대제철에 대토 방식으로 주차장 부지 일부를 넘기려다 계획을 바꿨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차장 부지는 역과의 거리, 용도지역 등 여러 면에서 레미콘공장 부지보다 가치가 높다”며 “보상액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으로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삼표레미콘 부지 감정평가 가격은 약 3400억원으로 추산된다.

1970년대 이 지역 개발을 이끌었던 삼표레미콘 공장은 소음과 교통체증, 미세먼지로 인한 민원이 증가해 이전해달라는 주민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시는 2022년 6월까지 기존 공장의 이전과 철거를 완료하고 2024년 수변문화공간 조성을 마친다는 계획이다.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직주근접이면서도 쾌적한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서울은 녹지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서울에서 대규모 숲세권 주거지의 가치는 갈수록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