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민감 소비재 업종을 추천하는 이유

글로벌 ETF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주요 소비재 기업 주가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미국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월 19일부터 3월 26일 사이 S&P500경기민감소비재 업종 지수 낙폭은 20%를 웃돌았다.

최근 경기민감 소비재 업종이 조정을 심하게 받은 이유는 명확하다. 코로나19가 글로벌 소비에 직격탄을 날릴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기업가치 분석가들은 일제히 경기민감 소비재 업종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또 아직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소비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뉴스나 지표가 발표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민감소비재업종을 추천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첫 번째는 역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소비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소비가 미국 경제 전반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당장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호전시킬 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경제가 진짜 불황에 빠질 수도 있음은 누구보다 미국 정책당국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적정 수준으로 소비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강력한 소비 부양책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상황보다 현재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 상태가 개선됐다는 점도 경기민감소비재업종을 추천하는 또 하나의 근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및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채 수준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따라서 정책당국이 충분한 강도로 소비경기 부양책을 내놓기만 한다면 잠시 닫혔던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은 충분히 열릴 것으로 판단한다.

세 번째로는 새로운 영업환경에 적응해 나갈 수 있는 핵심 소비재 기업들의 경쟁력을 들 수 있다. 미국 경기민감 소비재 업종 시가총액에서 30%에 달하는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소위 ‘언택트’ 생활 패턴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아마존 이외에도 미국의 경기민감 소비재 업종은 나이키와 스타벅스 그리고 맥도날드 등 글로벌 강자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긴 안목으로 미국 경기민감소비재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려는 투자자에게 ‘iShares North American Tech-Software ETF’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