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경색에 회사채 석달만에 순상환…"4월도 이어질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해지면서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작은 '순상환'을 기록했으며 4월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전체 발행액은 3조1천170억원으로 상환액 3조6천50억원보다 작아 4천880억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채권 순상환은 만기 상환액이 새로 발행된 금액보다 크고, 순발행은 반대로 신규 발행액이 상환액보다 컸다는 의미다.

월별로 보면 올해 1월에는 1조2천250억원, 2월엔 4조8천150억원의 순발행을 기록했으나 3월엔 순상환으로 돌아섰다.

회사채 발행이 순상환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3천650억원 순상환) 이후 3개월 만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금리가 치솟으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모집 금액을 채우지 못하는 등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은 결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올해 2월에는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액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3월 들어 확산 속도가 빨라지자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현금화 수요가 커져 회사채 발행 시장이 얼어붙었다.

기업의 신용 위험을 나타내는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31일 현재 100.7bp(1bp=0.01%)로 2010년 12월 8일(104.0bp) 이후 약 9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에도 회사채의 순상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고 기업들이 수요예측에 미달했다는 오명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정책 당국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시장에 기여할 것이며, 시장 참여자들이 이제부터는 더 객관적으로 사태를 보고 부도 가능성이 낮은 'AA'등급 이상 기업 위주로 선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