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이 너무 많아 머리 아파"…"코로나 무서워 선거 하겠나" [현장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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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야당이 이렇게나 많아. 복잡해 죽겠어. 투표하기가 싫어”
4·15 총선이 2주 앞으로 훌쩍 다가온 가운데 투표율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1일 한국경제신문이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 중 복잡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불만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포를 호소하며 ‘투표 포기’를 선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 중인 60대 최모씨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4+1 협의체’ 주도로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최 씨는 “옛날엔 여당 야당이었는데 이번엔 야당이 한두 개가 아니라 도대체 선거하기가 싫다”면서 “자기들 좋으려고 선거법을 마음대로 바꾸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헷갈리기만 한다”고 했다. 최 씨와 함께 안양천 변을 걷던 김모씨 역시 “선거가 난장판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포도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50대 박모씨는 “우리 남편은 지병이 있어서 코로나19에 걸렸을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 있다가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박 씨는 “이번만큼은 남편한테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남편은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마저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20대 임모씨는 “괜히 투표장에 갔다가 병에 걸리면 나만 손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구 후보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더라도 저조한 투표율의 영향으로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온 한 수도권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괜찮게 나오지만 투표율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주로 20~30대인 점도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사람일수록 투표 의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달 13~14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에서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을 한 사람은 18~29세에서는 78.7%, 30대 83.0%, 40대 91.8%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93.3%, 93.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8~29세가 20.2%로 가장 높았으며 30대 17.0% 순이었다. 40대는 7.7%, 50대는 6.2%, 60대 이상은 5.8% 등이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양당의 적극 지지자들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큰 반면 승패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무당층 위주로 투표 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일부 경합지역을 빼면 투표 포기자들이 승패를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4·15 총선이 2주 앞으로 훌쩍 다가온 가운데 투표율이 이번 총선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 중 하나로 떠올랐다. 1일 한국경제신문이 지역에서 만난 유권자 중 복잡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불만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포를 호소하며 ‘투표 포기’를 선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 중인 60대 최모씨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4+1 협의체’ 주도로 통과된 선거법 개정안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최 씨는 “옛날엔 여당 야당이었는데 이번엔 야당이 한두 개가 아니라 도대체 선거하기가 싫다”면서 “자기들 좋으려고 선거법을 마음대로 바꾸니 우리 같은 사람들은 헷갈리기만 한다”고 했다. 최 씨와 함께 안양천 변을 걷던 김모씨 역시 “선거가 난장판이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포도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50대 박모씨는 “우리 남편은 지병이 있어서 코로나19에 걸렸을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줄을 서 있다가 투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박 씨는 “이번만큼은 남편한테 투표를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남편은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그마저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20대 임모씨는 “괜히 투표장에 갔다가 병에 걸리면 나만 손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구 후보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더라도 저조한 투표율의 영향으로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온 한 수도권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는 괜찮게 나오지만 투표율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주로 20~30대인 점도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사람일수록 투표 의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달 13~14일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에서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을 한 사람은 18~29세에서는 78.7%, 30대 83.0%, 40대 91.8%로 나타났다.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93.3%, 93.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8~29세가 20.2%로 가장 높았으며 30대 17.0% 순이었다. 40대는 7.7%, 50대는 6.2%, 60대 이상은 5.8% 등이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투표율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양당의 적극 지지자들은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큰 반면 승패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무당층 위주로 투표 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일부 경합지역을 빼면 투표 포기자들이 승패를 좌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