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코로나19 사망자, 공식통계보다 훨씬 많아" [WSJ]

북부 창궐지역 사망자수 전년대비 폭증…"절반정도 통계에 반영"
지역 당국자 "시간·자원 한정돼 사망자 검사 못 했다"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에서 실제 코로나19 사망자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언론의 조사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창궐 지역의 지난달 사망자수와 작년 3월을 비교한 결과 그러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곳이 북부 롬바르디아주(州)의 베르가모다.

현지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인구 약 12만 명의 이 도시에서 작년 3월에 125명이 숨졌는데, 올해 3월에는 553명이 숨졌다. 올해 사망자 중 201명 만이 코로나19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352명이 코로나19와 무관한 사유로 숨졌다는 의미인데, 이는 작년 사망자 수의 2배 이상이다.

베르가모시(市)와 240개 마을이 속한 베르가모 권역으로 분석 범위를 확대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현지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가 데이터분석업체 '인트비그'와 함께 베르가모 권역 91개 마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지역에서 올 3월 2천60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하지만 지난달 이 지역 전체 사망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천500명이나 늘었다.

사망자 수가 작년보다 폭증했지만, 이 중 일부만 코로나19에 따라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는 의미다.
WSJ은 지역 당국자, 의사, 장례식장 근무자들과의 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 베르가모 권역에서 코로나19에 따라 실제로 사망한 사람 수는 공식 집계치의 2배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사망자들이 사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롬바르디아주 코칼리오의 한 요양원에선 올해 3월 거주자의 3분의 1인 24명이 숨졌지만 이 중 아무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인근 로디의 요양원에서도 38명의 사망자가 나왔지만 검사를 받은 사람은 없었다.

에우제니오 포사티 코갈리오 부시장은 "공식 발표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며 "시간과 자원이 한정돼 사망자들은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WSJ은 공공 보건 당국자들이 코로나19에 충분히 대처하려면 사망자 수를 정확히 집계해야하지만, 이탈리아에선 감염 확산세가 워낙 격해 정확한 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