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대신 You Tube로 달려간 '골프女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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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지친 팬心 달래자"‘박인비가 125야드 파3에서 125번 샷을 하면 몇 번 홀인원을 할까.’ ‘고진영이 쓰는 클럽은 어떤 브랜드일까.’ ‘최나연이 가수 보아에게만 해준 꿀팁은.’
고진영·최나연 이어 박인비도 가세
클릭 몇 번만으로 이런 흥미진진한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평소엔 접하기 힘들었던 ‘메이저 퀸’들이 모자와 유니폼을 벗고 팬들 앞에 줄줄이 나서면서다. 무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대’ 유튜브. 평상복 차림의 수수한 일상은 물론 화장 안 한 ‘쌩얼’ 노출에 스스럼이 없다. 아낌없이 퍼주는 ‘챔피언 레슨’을 챙기는 재미도 쏠쏠하다.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이 처음 시작한 ‘유튜브 경쟁’에 최나연(33)이 가세하더니, ‘골프 여제’ 박인비(32)까지 도전장을 내밀면서 ‘올림픽 출전권 랭킹 경쟁’이 ‘유튜브 인기 경쟁’으로 옮겨가는 듯하다. ‘코로나블루’에 지쳐있던 골프팬들도 반색하고 있다.
박인비 채널은 이미 구독자가 600명을 넘어섰다. 영상 조회 수는 5000건을 돌파했다. 특급 골튜버라 해도 오픈 초기엔 기대할 수 없는 반응이다. 애견 리오와 칩샷 놀이, 125번 샷으로 홀인원 도전 등의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방구석 챌린지’ 캠페인을 펼치면서 팬들에게 외출 삼가기를 권장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흰 종이에 ‘stay at home’이라고 써 글로벌 팬들까지 고려했다. 손 소독제도 카메라 앞에서 공들여 펴 발랐다. 박인비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 위로의 마음과 함께 헌신하는 의료계 종사자분들께 경의를 표하기 위해 첫 콘텐츠를 ‘집콕’ 영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한 인터뷰에서 “골프 선수생활 17년 만에 처음 경험하는 휴식”이라고 말했다.프로골퍼들의 ‘클릭 랭킹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선수들이 팬들과의 소통창구로 유튜브를 잇따라 선택하고 있다. 또 다른 ‘메이저 퀸’ 유소연(30)도 이달 중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계획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