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집값 연말까지 뚝뚝…내년 'V'자 반등"

'집'터뷰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전형진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입니다. 부동산시장 변동성이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요. 드디어 집값이 잡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통계를 보니 서울 강남에 이어서 드디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서도 마이너스 변동률이 나오고 있어요.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 국면에 들어선 것이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일단 원인 진단부터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심교언 교수
사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워낙 심각한 것이고요. 이전부터 조짐이 와야하는 게 아니냐는 상황이었습니다. 서울 집값이 최근 3년 동안 어마어마하게 올랐거든요. KB지수 기준으로 20% 이상 올랐어요. 그렇게 올랐으면 조정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또 하나는 만약 거시경제가 좋아서 올랐다면 서울과 지방 집값이 모두 올라야 하거든요. 최근에 오른 건 거시경제보단 과거의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때 돈을 워낙 많이 푼 게 올린 겁니다. 전세계적으로 5조 달러 이상 돈을 풀었거든요.선진국은 3년 전부터 조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정부 정책이 꼬이면서 계속 올랐습니다. 그런 조정도 와야하는 시기이고요. 거시경제를 보면 작년부터 분기별 성장에서 마이너스가 나왔습니다. 그런 영향이 나타나야 하기도 하고요. 그런 상황이 코로나 사태와 겹쳐진 거죠.

지난해 12·16 대책은 사실 어마어마한 대책이었죠. 전문가들도 상상도 못 헀으니까요. 그 대책이 가진 의미는 앞으로 더 변칙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어떻게든 조정을 받았어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가 겹쳐서 조정이 커지는 게 아니냐, 그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전형진 기자
경기 흐름을 봤을 때 원래 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가 겹치면서 폭이 커진다고 봐야겠네요.▷심교언 교수
네, 그렇게 봐야죠. 참고로 저는 작년과 올해 계속 조정 받는다고 얘기했는데 맞히지는 못했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교수님은 원래 부동산 전문가들 가운데 대표적인 강세론자 아니셨어요?
▷심교언 교수
단기적으로 조정이 들어와야 시장은 더 견고하게 갑니다. 상승 과정을 보면 오버슈팅이 있거든요. 거품이라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10% 올랐다면 2~3% 조정받고, 다시 상승하고. 350년 동안 연구한 것, 조금 짧은 건 100년 정도 연구한 결과를 보면 끝엔 모두 상승이었습니다.지금 푼 돈이 어디로 갈 것이냐, 주식으로만 갈 것이냐, 부동산으로 갈 것이냐, 고민을 해봐야죠. 세계적으로 경제가 워낙 무너질 것 같으니 돈을 무제한으로 풀고 있거든요. 그게 하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게 결국 해결됐을 때 어떻게 될지 보시면 그 돈은 다시 갈 겁니다.

▶전형진 기자
위기가 문제가 아니라 위기 이후가 문제인 거죠. 풀었던 자금들이 자산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거죠.

▷심교언 교수
최근 10년 가까이 자산가격이 올라간 건 금융위기가 원인이었거든요.▶전형진 기자
양적완화 이후에.

▷심교언 교수
금융위기 때 돈을 워낙 풀어제꼈으니까요. 사실 북유럽국가는 아무 상관이 없었는데 거기도 폭등을 합니다. 2~3년에 50%씩 오르면서요. 한국은 지금 부동산가격 하락도 걱정해야 하지만 하락 이후도 문제예요.

저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다르게 봐요. 외환위기는 V자 반등이었고, 금융위기는 L자형으로 가다가 오르는 모습이었거든요. 장기적으로 왔었죠. 지금 같은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보면 V자 반등에 가까울 거예요.

▶전형진 기자
부동산가격을 봤을 때요?
▷심교언 교수
네. V자 반등에 가깝다는 건 물론 과잉공급 문제도 있긴 했지만 외환이기나 금융위기 때처럼 경제구조에 문제가 있어서 수술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이런 게 아니거든요. 사람들이 병이 나아서 직장으로 돌아가면 끝이에요. 그렇게 보면 V자 반등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후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는 거예요.

▶전형진 기자
단순한 경기의 부진이나 경제 시스템이 붕괴된 건 아니기 때문에 반등이 올 경우 빠르게, 더 큰 폭으로 올 수 있다?

▷심교언 교수
네.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그렇고 다른 전문가들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물론 반대로 코로나 영향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때가 됐을 땐 부동산이 양호한 조정을 겪었다고 판단해 더 빠르게 올라갈 수도 있는 거죠.

▶전형진 기자
사실 부동산시장에서 바닥이 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요. 그런데 말씀하신 걸 들어보면 지금 이 순간이 바닥이 될 수도 있는 거네요.
▷심교언 교수
그렇죠. 그런데 예측이 불가능한 게 코로나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잡힐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긴 합니다. 한국과 중국이 잡히는 모양새고 두세 달 지나면 확진자 증가세가 줄어들고 말이죠. 그런데 이게 언제 낫는지는 기약이 없거든요. 그럼 계속 불안한 거죠. 그럼 바닥이 어디까지냐, 바닥 밑에 지하실 있다는 얘기도 많이 하는데요. 한국 상황도 그렇고 이게 바닥이 아닐 수 있습니다.

4월부터 각종 이상한 발표가 나올 겁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라든가 이런 발표가 나올 건데 그때 경기에 새로운 충격이 될 수 있고요. 만약 코로나가 한두 달만 더 지속될 경우엔 거시경제가 정말 큰 타격을 받거든요. 기업 도산이 일어나고요. 다행히 한국은 담보인정비율(LTV) 규제 등이 워낙 강해서 금융까지 전이는 안 되겠지만 기업들의 조정은 반드시 있을 거예요. 그럴 경우 실물경기가 악화되고 부동산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거든요. 이 과정이 아직 안 나타났습니다.

구조조정 얘기는 조금 나오고 있는데 실제 구조조정을 당했다면 가장 먼저 집을 팔아야겠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요. 그런 프로세스가 진행이 안 됐기 때문에 더 무서운 거예요. 지금 바닥이라고 보는 건 아주 아닌 것 같습니다.

▶전형진 기자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되는지를 조금 지켜보고 판단해야 하는데요. 그럼 사실 바닥이 아직 아닐 수 있고, 멀었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렇다면 작년과 재작년에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하신 분들의 경우엔 지금이 익절을 판단해야 할 타이밍일까요?

▷심교언 교수
부동산은 익절, 손절, 저점매입이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거래비용이 워낙 큽니다. 주식의 경우 거래세도 거의 없고 사고팔고 자주 하죠. 그러나 부동산은 한 번 사는데 취득세가 몇 천만원이고 경우에 따라선 수억원의 양도소득세가 나가고요. 제가 볼 땐 지금 판다고 해도 제가격에 살 사람이 많지도 않고요. 그냥 조금 끌고가는 게 좋지 않냐고 봐요.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언제까지 들고 있을 것이냐, 살 때 그 생각을 해야 해요. 부동산을 살 때, 집을 살 때, 자신은 이 집에 얼마나 있을 것이고 어떻게 팔 건지 생각하고 들어가야 돼요.

▶전형진 기자
취득할 때부터 매각 시기를?
▷심교언 교수
엑시트(Exit)라고 업계에선 주로 표현하는데요. 엑시트를 어떻게 할 건지, 팔고 나갈 건지, 전세로 주고 나갈 건지를 미리 생각하고 움직여야죠. 그리고 부동산에서 저점을 잡는다는 건 대략적인 저점을 찾을 수는 있지만 저점일 때 그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가장 좋은 건 어떤 지역에 관심이 있다면 계속 보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급매가 나올 수도 있고요. 그런 것들을 찾아야죠. 저는 연말까지 가격이 빠지지 않겠나 보고 있어요. 연말까지 기다렸다가 12월에 딱 사고 그러는 건 아니거든요.

▶전형진 기자
연말까지라고 보시는 건 내년엔 반등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따로 있는 건가요?

▷심교언 교수
그건 아니고 거시경제가 어느 정도 돌아설 시점이 그때가 되지 않겠느냔 거죠. 그때까진 실물경제 위축으로 인해서 수요가 어느 정도 줄고 집값이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이 될 거고요. 부동산 사이클에서도 집값이 하방압력을 받아야 하거든요.

▶전형진 기자
수년 동안 달려왔으니까요.

▷심교언 교수
예, 너무 달려왔어요.

▶전형진 기자
사실 지금 매각하려는 분들보다 지난 상승장에 올라타지 못하신 분들.

▷심교언 교수
그 사람들이 안타까워요.

▶전형진 기자
이분들이 지금 오히려 고민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떨어진다고 하니 다시 올지 모를 상승장 전에 한 번 잡아야 하는데 그럼 그게 언제냔 거죠.
▷심교언 교수
저는 연말이나 내년 초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지수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요. 지역별로는 완전히 다른 움직임입니다. 과거 외환위기 때 단지별로 보면 40%씩 빠졌는데, 금융위기 때는 20%씩 질질질 빠졌습니다. 5년 연속으로요. 서울 아파트 지수가 5년 연속 빠진 건 처음이에요. 1%, 2%씩 빠지다가 가장 많이 빠질 땐 5% 빠졌습니다. 그런데 한 단지를 봤을 때는 대략 20% 정도였습니다. 외환위기 40%와 금융위기 20%가 어떤 기준이 될 수도 있고요.

단지를 계속 보다 보면 과도하게 많이 빠지는 게 보여요. 그런데 이건 그 단지를 알아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냥 지수만 봐선 안 보이거든요. 본인이 사고 싶은 단지를 계속 보다 보면 바로 가서 살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거죠.

▶전형진 기자
급매물이 나오는지를 잘 와치해야 한다는 거죠. 하락폭을 말씀하셨는데 외환위기 때처럼 한 번에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과 금융위기 때처럼 수년에 걸쳐 떨어지는 것 중에 어떤 게 단기적인 반등을 도모하기 나은가요?

▷심교언 교수
외환위기 같은 경우죠.

▶전형진 기자
차라리 충격을 확 받고?

▷심교언 교수
외환위기 때는 돈을 주입만 해도 다 끝났거든요. 그래서 통화 스와프 등을 하면서 좋아졌는데 충격이 크긴 했지만 V자 반등이 일어났거든요. 주택시장의 경우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금융위기는 정말 지리멸렬했습니다. 한국 금융이 잘못됐던 것도 아니고 미국이 잘못했는데 조정하는 데 몇 년이 걸렸고요. 우린 금융위기만 생각하는데 그 직후에 나타난 게 유럽 재정위기입니다. 피그스(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라고 해서 그리스가 무너진다느니, 지리멸렬하게 세계 경제가 안 좋았거든요. 그래서 한국 부동산은 지표 산출 이후 처음으로 5년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금융위기 패턴보단 외환위기 패턴에 더 가까울 거라고 봐요. 강도는 차이가 있을 거예요. 지금 상황이 5~6개월 간다면 외환위기보다 더 큰 강도겠지만요. 그 정도가 아니고 완전히 정상화는 아니지만 한두 달 안에 어느 정도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여기도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계시던데요. 일을 한다는 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그렇게만 돌아가준다면 강도는 외환위기보단 약하겠지만 패턴은 비슷한 모양이 아니겠느냐.
▶전형진 기자
부동산시장에선 V자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심교언 교수
그리고 푼 돈이 어디 가겠습니까? 제일 좋은 건 지금 풀린 돈이 경제로 가서 회사가 살아나거나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1% 성장 얘기가 나올 정도로 그쪽엔 비중이 없다고 보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럼 전세계적으로 똑같은 패턴이 나타날 겁니다. 될 만한 지역에만 쏠리는 거예요. 될 만한 지역은 대도시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금융위기 이후 대도시 집값이 엄청나게 폭등했습니다. 폭등 이후 선진국은 조정을 받았고 한국은 조정을 안 받았는데 조정을 받아야 할 시점이 온 거죠.▶전형진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조정을 받아야 하는 타이밍인데 마침 코로나가 겹쳐서 조금 더, 생각했던 것보단 커질 수 있으나 외환위기 때처럼 V자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이번 시간엔 심교언 교수님과 경기 상황에 따른 부동산시장의 영향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편집 조민경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