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 새 주인 내주 결정…사모펀드 인수 우려도
입력
수정
지면A14
경매호가식 입찰 전환
최종 후보 선정 막판 조율
코로나 사태로 보험사 환경 급변
제로금리…역마진 가능성 커져
MBK·IMM·한앤컴 등 사모펀드
단기 성과 추구…자본 투입 의문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AA.22240328.1.jpg)
푸르덴셜생명 새 주인 곧 결정2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 측은 이번주 최종 인수 후보 두세 곳을 대상으로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 중이다. 본입찰에서 나온 최고 금액(2조원대 초반)보다 가격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달 19일 이뤄진 본입찰에는 KB금융과 대만 푸본생명을 비롯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IMM PE,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매각 측은 가격 조건을 후보별로 막판 조율한 뒤 다음주께 우선협상대상자 한 곳을 선정할 방침이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004/AA.22242187.1.jpg)
업황이 악화되면서 재무적 투자자(FI)의 인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수 후 몇 년 안에 회사 가치를 올려 되파는 사모펀드의 전략이 먹혀들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리는 떨어지고 자본 규제도 계속 강화되면서 장기적인 경영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단기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추가 자본 투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자금을 회수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딜레마다. 순이익 규모를 키워야 하는데 저금리 기조에서 성장이 쉽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을 올리기 어려우면 장기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배당을 키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금융 위기 가능성을 고려해 금융사들에 당분간 배당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자금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은 것도 악재 중 하나다. 사모펀드는 인수금융 등을 통해 외부 자금을 최대한 차입해 레버리지를 일으켜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주요 증권사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자금 경색 우려에 빠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매각 측이 신속한 거래 종결 가능성도 중요하게 따지기 때문에 인수금융 시장 분위기도 빼놓을 수 없는 평가 요소”라며 “업황은 어렵지만 얼마 남지 않은 알짜매물이어서 매각 가격이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