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 때만 멈췄던 윔블던 테니스대회, 코로나19에 '전격 취소'

올해 대회, 내년 6월 28일부터 7월 11일에 진행하기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5차례 우승한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33·러시아)가 은퇴를 선언했다고 26일(현지시간) 현지 매체가 전했다. 사진은 2004년 11월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은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샤라포바/사진=연합뉴스
오는 6월 말 개막 예정이던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윔블던 대회가 취소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1일(현지시간) 올잉글랜드 테니스클럽(AELTC)은 챔피언십 운영위원회 등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 접어든 점을 감안, 올해 윔블던 대회(134회)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이에 따라 오는 6월29~7월12일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 테니스 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134회 윔블던은 내년 6월28일~7월11일 열리게 됐다. 앞서 또다른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는 이미 개최 시기를 5월에서 9월로 미룬 바 있다.

AELTC는 여타 메이저 대회들과 달리 유일하게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의 경우 여름철 외에는 개최가 어려워 취소 결정을 미뤄왔다. 늦여름이나 가을로 연기할 경우 햇빛이 부족해 초저녁만 되어도 잔디 표면에 이슬이 맺혀 정상적 코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결국 AELTC는 취소 결정을 내렸다. 무관중 경기나 경기 일정을 축소하는 건 선수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77년 창설된 윔블던은 1·2차 세계대전 영향으로 1915년~1918년, 1940~1945년 두 차례 열리지 않은 바 있다. 올해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앞서 1월 열린 호주오픈은 정상적으로 치러졌으나 윔블던 취소에 이어 8~9월 예정된 US오픈과 프랑스오픈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여파에 오는 7월13일까지 모든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열릴 예정이던 ATP 챌린저 대회와 국제테니스연맹(ITF) 주관 대회도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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