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가면 내년엔 지하에서 꽃구경"…육군 문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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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의 육군 동원전력사령부(동전사)가 예하 군 간부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낸 문자 내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동전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주의하지 않으면 내년엔 '지하'에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는 허위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받아든 장병들 사이에선 "군대가 허위·과장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문제지 않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동전사에서 전력 이동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휘통제실(CCC)은 최근 예하 장교 등 간부들에게 문자를 통해 "코로나19가 여러분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며 "지금 꽃구경 나가면 내년에는 지하에서 꽃구경 할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다.그러면서 CCC는 문자 마지막에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라고 덧붙였다.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가족과 함께 내부에서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로도 읽히지만, 군 내부에선 "문자 흐름상 지하에서 가족과 함께 꽃구경하게 된다는 의미 아니냐"는 불만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지난달 31일엔 "당신은 PCR(코로나19 진단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가 동전사 예하 간부들에게 전송됐다. 문자를 보면 CCC는 문단을 바꿔 "뜨끔하셨습니까?"라고 되물으며 "지킬 건 지키는 간부님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했다. 일부 군 간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고 외부 접촉을 늘리고 있다는 정황이 알려지자 내부 단속 차원에서 경고성 문자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경각심 환기 차원이라도 실제 사망자가 발생해 의료계와 보건 당국의 피로감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동전사의 문자 내용은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그룹 JYJ 소속 가수 김재중 씨(34)는 만우절을 맞아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거짓말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하지만 아무리 경각심 환기 차원이라도 실제 사망자가 발생해 의료계와 보건 당국의 피로감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동전사의 문자 내용은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일 그룹 JYJ 소속 가수 김재중 씨(34)는 만우절을 맞아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거짓말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