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코로나 사재기로 K라면 수출 3월도 好好…주가도 '펄펄'

▽ 3월 라면 수출 32% 증가
▽ 농심 주가 최근 장중 30만원 회복…52주 신고가 기록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국면으로 접어든 3월 한국(K)라면의 수출 고성장세가 이어졌다. 국내외로 비상식량 수요가 더해져 라면업체들의 1분기 호실적이 예견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관세청 달러 잠정치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31.5% 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수출 국가에서 고르게 수요가 늘었다. 전체 수출에서 비중이 30%를 웃도는 중국 수출이 63.2% 급증했다. 비중이 10% 안팎인 일본 수출이 76.3% 뛰었고, 미국 수출도 20.3%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확산하며 비상식량 수요가 발생한 점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재기 수요 증가 등으로 지난달 라면 수출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출에는 반영되지 않은) 1분기 농심 중국법인 매출도 두 자리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와 마찬가지로 라면에 대한 수요 증가가 농심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이 같은 흐름이 미국법인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사재기 수요 뿐 아니라 K컬처와 함께 K라면의 인지도가 높아진 점이 주효했다는 진단이다.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라 영화 속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비롯해 K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라면 수요 증가와 한국제품의 선호도 상승, 국내 업체들의 현지 유통망 확대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도 식품 소비가 늘어난 점에 비춰 1분기 국내 라면기업의 실적은 양호한 것으로 추정된다.

차재헌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농심이 코로나19 영향으로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폭증하는 수요를 대응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1분기 매출은 8.8% 증가한 6407억원, 영업이익은 26.9% 늘어난 401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1분기 영업이익은 228억원을 거둬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 194억원을 웃돌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국가에서 전반적으로 고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양호한 실적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1분기 이후에도 이 같은 호실적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연구원은 "국내 라면 수요는 3월을 정점으로 전월 대비 점차 소강 상태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평년 수준 이상의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호실적 전망에 최근 라면업체 주가도 펄펄 끓고 있다. 농심은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1일 장중에는 30만8500원까지 뛰어 최근 1년래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올 들어 농심 주가는 지난 2일까지 21.8% 뛰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 역시 8.1% 상승했다.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 쇼크로 21.5% 폭락한 것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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