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아베노믹스' 대신 '아베노마스크' 논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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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마스크 품귀 현상을 해소할 비책이라며 야심차게 꺼내든 '일본 전 가정 마스크 2장 배급' 대책이 언론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아베노믹스' 약빨이 떨어지자 '아베노마스크(阿部のマスク)' 정책을 꺼내든 것"이라는 조롱과 함께 아베 총리와 면마스크를 합성한 사진이 유행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일본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얼굴 크기에 비해 다소 작아보이는 면마스크를 직접 쓰고 단상에 올라 "급격히 확대하는 마스크 수요를 억제하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전 가정에 면마스크를 2장씩 배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면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세제로 빨아서 다시 쓸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설명이다.아베의 비책은 "소비진작을 위한 현금지급 대상을 일부 세대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대로 확대할 의향은 없느냐"는 야당 의원의 진지한 질의에 "재원 등의 문제 때문에 전 세대에 현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고 심각하게 답한 직후 나온 것. '전 세대에 현금을 지급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면 마스크 2장씩을 배급하겠다'는 깜짝 발표에 본회의장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3일 면마스크 배급안은 경제부처 출신의 총리관저 관료가 "마스크 부족사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라며 제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면마스크는 국제보건기구(WHO)에서조차 "어떤 경우라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수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입자 크기가 0.1마이크로미터(㎛)인데 반해 일회용 마스크의 구멍크기는 0.5마이크로미터(㎛)이고 면마스크는 이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은 현미경으로 확대한 면마스크 사진을 유튜브에 올리며 "면마스크 구멍의 크기가 코로나 입자보다 1000배 더 큰 데 감염예방 효과가 있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WHO도 면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는 야당 의원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하는 후생노동성 관료의 방송화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마스크를 배급하는데 드는 비용도 논란거리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면마스크 한 장당 드는 비용은 200엔(약 2200원)"이라고 밝혔다. 5000만 전 세대에 2장씩 배급하면 단순 계산으로 200억엔(약 2200억원)이 든다. 배송료는 뺀 액수다. 이 때문에 여당 내부에서조차 "바보 같은 조치"라거나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가부키 배우와 전 격투기 선수 등 예능인들도 "내 친구 가족은 7명인데 왜 2장만 주느냐" 등 성토 대회에 나섰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의 분위기는 진지하다. 스가 관방장관은 "홋카이도에서 일본우편(일본 우체국)을 통해 이미 실시한 대책"이라며 "홋카이도의 경험을 살려 이달 중순부터 도쿄와 오사카 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한 홋카이도에서는 지난달 초중순 기타미시와 나카후라노초의 각 세대에 '받는사람'이나 '주소지'가 따로 없어도 우편함만 있으면 마스크를 배달하는 '타운플러스' 시스템을 가동했다. 마스크를 살포하다시피 했는데도 기타미시에서는 "2세대가 모여사는 주택인데 1세대분 마스크만 왔다"는 청원이 1개월 만에 250건에 달했다. 수백 명의 고령자가 모여사는 고령자 시설에는 우편함이 1개라는 이유로 1장만 배달된 경우도 있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아베 총리는 지난 2일 일본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얼굴 크기에 비해 다소 작아보이는 면마스크를 직접 쓰고 단상에 올라 "급격히 확대하는 마스크 수요를 억제하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전 가정에 면마스크를 2장씩 배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면마스크는 일회용 마스크와 달리 "세제로 빨아서 다시 쓸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설명이다.아베의 비책은 "소비진작을 위한 현금지급 대상을 일부 세대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대로 확대할 의향은 없느냐"는 야당 의원의 진지한 질의에 "재원 등의 문제 때문에 전 세대에 현금을 지급하기는 어렵다"고 심각하게 답한 직후 나온 것. '전 세대에 현금을 지급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면 마스크 2장씩을 배급하겠다'는 깜짝 발표에 본회의장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아사히신문은 3일 면마스크 배급안은 경제부처 출신의 총리관저 관료가 "마스크 부족사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라며 제안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면마스크는 국제보건기구(WHO)에서조차 "어떤 경우라도 추천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수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입자 크기가 0.1마이크로미터(㎛)인데 반해 일회용 마스크의 구멍크기는 0.5마이크로미터(㎛)이고 면마스크는 이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은 현미경으로 확대한 면마스크 사진을 유튜브에 올리며 "면마스크 구멍의 크기가 코로나 입자보다 1000배 더 큰 데 감염예방 효과가 있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WHO도 면마스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하는 야당 의원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하는 후생노동성 관료의 방송화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마스크를 배급하는데 드는 비용도 논란거리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면마스크 한 장당 드는 비용은 200엔(약 2200원)"이라고 밝혔다. 5000만 전 세대에 2장씩 배급하면 단순 계산으로 200억엔(약 2200억원)이 든다. 배송료는 뺀 액수다. 이 때문에 여당 내부에서조차 "바보 같은 조치"라거나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가부키 배우와 전 격투기 선수 등 예능인들도 "내 친구 가족은 7명인데 왜 2장만 주느냐" 등 성토 대회에 나섰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의 분위기는 진지하다. 스가 관방장관은 "홋카이도에서 일본우편(일본 우체국)을 통해 이미 실시한 대책"이라며 "홋카이도의 경험을 살려 이달 중순부터 도쿄와 오사카 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한 홋카이도에서는 지난달 초중순 기타미시와 나카후라노초의 각 세대에 '받는사람'이나 '주소지'가 따로 없어도 우편함만 있으면 마스크를 배달하는 '타운플러스' 시스템을 가동했다. 마스크를 살포하다시피 했는데도 기타미시에서는 "2세대가 모여사는 주택인데 1세대분 마스크만 왔다"는 청원이 1개월 만에 250건에 달했다. 수백 명의 고령자가 모여사는 고령자 시설에는 우편함이 1개라는 이유로 1장만 배달된 경우도 있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