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트럼프에 휘둘려 보합권 마감…'유가 전쟁' 완화 불투명

트럼프 "사우디·러시아 감산할 것"
미국은 감산 불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 마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데다 미국이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혀서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58포인트(0.03%) 상승한 1725.4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상승 출발한 이후, 한때 1% 넘게 오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합의할 것이라고 언급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얘기했다"며 "그들은 원유 약 1000만배럴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라고 했다. 그는 많게는 1500만배럴도 감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을 반납하고 보합권에서 등락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간의 감산이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는 데다, 미국은 정작 감산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석유 관련 요구에 양보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감산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언급한 1500만배럴은 러시아와 사우디 생산량에 75%에 해당하는데, (합의가 가능하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감소한 세계 수요 20%(약 2000만배럴)를 메울 수 있다"며 "하지만 양국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우려가 여전히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은 22일째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은 이날 2913억원, 기관은 834억원 팔았다. 반면 개인은 3502억원 사들였다. 8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종목 가운데는 신풍제약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신풍제약이 가지고 있는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지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장 초반 강세를 보였던 정유주(株)는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흥구석유와 E1 등은 3%대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 GS S-Oil 등은 하락 전환했다.

코스닥지수도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5.31포인트(0.94%) 상승한 573.01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 1230.9원을 기록했다. 사흘 만에 다시 1230선에 들어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