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 대가' 강방천 회장, 한독크린텍에 베팅한 까닭은

정수기 카본블록필터 1위社
"성장 가능성 높은데 저평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1등 기업’에 대한 투자 적기로 꼽았던 국내 1세대 가치투자자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카본블록필터업계 1위 업체 한독크린텍 지분을 사들였다. 약 30억원을 들여 한독크린텍 주식 21만6085주(지분율 5.37%)를 매입했다.

강 회장은 3일 “비즈니스 모델이 건강한 1등 기업에 투자한다는 기존 철학에 부합하는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한독크린텍은 정수기에 들어가는 카본블록필터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필터는 물속 염소·유기화합물·냄새 등을 제거하고, 흔히 말하는 물맛을 좋게 만드는 핵심 역할을 한다. 정수기 종류와 무관하게 모든 정수기에 필수적으로 부착된다. 한독크린텍의 지난해 매출은 483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이었다.
정수기 시장은 이미 성숙했지만, 필터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업계에선 통상 교체 주기를 5~6개월로 보고 있다. 수요가 끝없이 발생하는 셈이다. 최근 몇 년간 급증하고 있는 공기청정기 시장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카폰블록필터 시장 규모는 2015년 47억4000만달러이던 것이 내년에는 81억2000만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존에 정수기 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LG전자 외에도 삼성전자까지 정수기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코웨이, 쿠쿠 등도 해외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작년 말 보유 현금 비중을 늘려온 강 회장은 특히 업계 1위 한독크린텍이 저평가된 시점을 노렸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며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10년 만에 직접 투자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코로나19 사태로 부실 기업들의 구조조정 촉매로 작용해 1등 기업들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1등 기업을 담은 펀드라면 긍정의 힘을 갖고 인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