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강력범죄 줄여줄까…중남미 각국 엇갈린 결과

엘살바도르 3월 살인건수 역대 최소…멕시코는 오히려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적어지면 강력 범죄도 줄어들까. 범죄율 높은 중남미 나라들이 코로나19 국면에서 엇갈린 통계를 들고 나왔다.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살인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중미 엘살바도르는 지난달 살인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3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언론들이 보도했다.

로헬리오 리바스 엘살바도르 치안장관은 트위터에 3월 살인 건수가 65건에 그쳤으며 3월 중 나흘은 살인 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인구 630만 명가량의 엘살바도르는 중남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살인율 높기로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다.

지난 2015년 역대 최다인 6천600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에는 2천383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통계를 기준으로도 월별 200건가량의 살인이 발생한 셈이었는데 3월 들어 수치가 뚝 떨어진 것이다. 3월 살인 사건의 대부분은 갱단 사이의 영역 다툼으로 발생한 것이었다.

엘살바도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해왔다.

일찌감치 중국발 입국자를 막고 서반구 국가 중 가장 먼저 모든 외국인 입국을 막았으며 지난달 22일부터 30일간의 전국 봉쇄령도 내렸다.
엘살바도르 보안 전문가인 자네테 아길라르는 블룸버그에 "이같은 제한 조치가 (살인율 감소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아길라르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갱단들도 자신들이 장악하는 지역에서 주민들을 위협해 외출을 통제하기도 했다.

콜롬비아에서도 보고타, 메데인, 칼리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살인 건수가 줄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반면 멕시코는 3월 살인 건수가 오히려 늘었다.

이날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2천585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하루 83건꼴로, 월별 기준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많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도 대부분 범죄조직 사이에서 벌어진 것들이다.

멕시코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에게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있지만 범죄조직들은 활동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코로나19가 확산한 3월에 범죄가 상당히 감소할 줄 알았는데 불행히도 그렇지 않았다"며 다만 1분기 전체 범죄율은 감소세였다고 말했다. 다만 멕시코의 경우 외출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고 수준일 뿐 엄격한 이동 제한령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