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봉쇄령으로 쌀수출 차질…물류 막혀 우유도 강에 버려(종합)

마스크·손소독제 수출 금지 이어 진단키트·말라리아 치료제도 규제
인도 정부의 국가봉쇄령으로 인해 현지 경제의 주축인 농축산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 최대 수출 물량을 자랑하던 쌀의 경우 물류가 막혀 해외로 나가지 못하고 있고, 다른 농축산물도 원활하게 유통되지 못하면서 관련 업계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다.

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의 쌀 무역업자들은 최근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했다.

B.V.크리슈나 라오 인도 쌀수출협회장은 "봉쇄령 때문에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쌀 출하가 중단됐다"며 "운전기사가 출근하지 못하고 있고, 방앗간 등과 항구에서는 노동력을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50만t가량의 수출용 쌀이 항구 등에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는 지난달 25일부터 21일간의 국가봉쇄령이 내려진 상태다.

봉쇄령이 공식 종료되는 14일 이후에도 어느 정도 엄격한 이동 제한 조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분간 쌀 수출 작업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지난달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고, 캄보디아도 이달 초부터 같은 조치를 도입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0일부터 열흘간 곡물 수출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식량 수급 취약 국가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인도 내 물류가 막히면서 생산된 우유, 야채, 과일 등도 제대로 유통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축산업자들은 막대한 양의 우유를 강에 버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소에게 수확한 딸기를 먹이는 실정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봉쇄령 이후 도매 시장으로 유입되는 농산물의 양이 70%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인도 정부는 4일 코로나19 진단키트,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의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 클로로퀸 수출을 규제하기로 하는 등 의료용품 반출은 더욱 엄격하게 제한하고 나섰다.

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게임 체인저"라고 부르며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애리조나에서 클로로퀸을 복용한 60대 환자가 사망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앞서 인도는 손 소독제, 인공호흡기, 마스크 등의 수출을 이미 금지했다.

인도는 의료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열악해 최근 의료장비 확보에 사활을 건 상태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는 관련 제품을 중국에서 긴급 수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현지시간 5일 현재 3천374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