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 접어든 伊·스페인…英은 대확산 우려. 병원 입원한 존슨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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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규 사망자 및 확진자 증가세가 뚜렷한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누그러지는 추세다.
반면 영국에선 신규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흘 전 확진 판정을 받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이날 병원에 긴급 입원했다.통계전문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6일(한국시간) 오전 6시 기준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26만6771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6만5318명이다. 미국 누적 확진자는 33만3173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날 하루새 2만2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전 세계 감염자의 4분의 1이 넘는다. 누적 사망자도 9536명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누적 확진자 기준으로 스페인(13만854명)과 이탈리아(12만8948명)가 미국의 뒤를 이었다. 이어 △독일(10만24명) △프랑스(9만2839명) △중국(8만1669명) △이란(5만8226명) △영국(4만7806명) 등의 순이다.
이탈리아의 이날 신규 사망자는 525명으로, 지난달 19일 427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었다. 누적 확진자는 12만8948명으로 전날보다 4316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연속 4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검역·방역 대책을 총괄하는 시민보호청의 안젤로 보렐리 청장은 “이 같은 수치는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은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이날 신자 없이 성지 주일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성직자와 성가대 일부만 참석한 채 미사를 열고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에게 관심을 둘 것을 촉구했다. 통상 성지 주일 미사에는 신자와 관광객 수만 명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성 베드로 광장이 폐쇄되면서 신자 없이 미사가 열렸다.
스페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게 완화되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2418명으로 전날보다 674명 늘었다. 하루 기준 신규사망자 수는 지난 2일 95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사흘 연속 감소했다. 신규 확진자 발생률도 열흘 전 14%에서 지난 1일 8.2%에 이어 이날 4.8%로 계속 줄고 있다.
독일의 누적 확진자는 미국과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이날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었다. 사망자는 1506명이다. 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1.52%다. 독일의 치명률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0.5% 이하였지만, 요양원 집단감염 등으로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계속 높아지고 있다. 다만 독일 보건당국은 확산세가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의 이날 신규 사망자 수도 357명으로 전날(441명)보다 줄었다.반면 영국에선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4만7806명으로, 전날 대비 5903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기준으로는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다. 사망자도 이날 하루새 621명 늘어, 누적 사망자는 4934명이다. 신규 사망자도 미국에 이어 가장 많다.
영국 언론들은 정부의 오판이 코로나19 사태를 키웠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외출금지령과 휴교 및 상점 폐쇄령 등 봉쇄조치를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늦게 발령했다. 영국 정부는 사태 초기 집단감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면역이 생기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집단면역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진 사람들의 비중을 높여 바이러스 유행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인구 중 대략 60%가 면역을 얻으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접근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앞세워 봉쇄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대규모 검사 인프라도 준비하지 않았다. 전체 인구의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검사 인프라 확대보다는 산소호흡기, 치료 병상 등의 확보에 더 집중했다. 하지만 인구의 60%가 면역을 얻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뒤늦게 방침을 바꿨다.온화한 봄날씨와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개시되면서 정부의 외출금지령에도 영국 주요 공원과 거리는 산책과 운동하러 외출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이날 공영 BBC에 출연해 “집 밖에서의 모든 형태의 운동을 금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외출금지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는 이날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열흘이 지나도록 고열과 기침 등의 증세가 사라지지 않아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발표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반면 영국에선 신규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사태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흘 전 확진 판정을 받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이날 병원에 긴급 입원했다.통계전문 사이트 월도미터에 따르면 6일(한국시간) 오전 6시 기준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26만6771명에 달한다. 사망자는 6만5318명이다. 미국 누적 확진자는 33만3173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이날 하루새 2만20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전 세계 감염자의 4분의 1이 넘는다. 누적 사망자도 9536명으로, 1만명에 육박한다.
누적 확진자 기준으로 스페인(13만854명)과 이탈리아(12만8948명)가 미국의 뒤를 이었다. 이어 △독일(10만24명) △프랑스(9만2839명) △중국(8만1669명) △이란(5만8226명) △영국(4만7806명) 등의 순이다.
이탈리아의 이날 신규 사망자는 525명으로, 지난달 19일 427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적었다. 누적 확진자는 12만8948명으로 전날보다 4316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연속 4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탈리아 검역·방역 대책을 총괄하는 시민보호청의 안젤로 보렐리 청장은 “이 같은 수치는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는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은 부활절을 일주일 앞둔 이날 신자 없이 성지 주일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성직자와 성가대 일부만 참석한 채 미사를 열고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에게 관심을 둘 것을 촉구했다. 통상 성지 주일 미사에는 신자와 관광객 수만 명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성 베드로 광장이 폐쇄되면서 신자 없이 미사가 열렸다.
스페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하게 완화되고 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1만2418명으로 전날보다 674명 늘었다. 하루 기준 신규사망자 수는 지난 2일 95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사흘 연속 감소했다. 신규 확진자 발생률도 열흘 전 14%에서 지난 1일 8.2%에 이어 이날 4.8%로 계속 줄고 있다.
독일의 누적 확진자는 미국과 스페인, 이탈리아에 이어 이날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었다. 사망자는 1506명이다. 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치명률은 1.52%다. 독일의 치명률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0.5% 이하였지만, 요양원 집단감염 등으로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계속 높아지고 있다. 다만 독일 보건당국은 확산세가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의 이날 신규 사망자 수도 357명으로 전날(441명)보다 줄었다.반면 영국에선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4만7806명으로, 전날 대비 5903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기준으로는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다. 사망자도 이날 하루새 621명 늘어, 누적 사망자는 4934명이다. 신규 사망자도 미국에 이어 가장 많다.
영국 언론들은 정부의 오판이 코로나19 사태를 키웠다고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외출금지령과 휴교 및 상점 폐쇄령 등 봉쇄조치를 일주일에서 열흘 가량 늦게 발령했다. 영국 정부는 사태 초기 집단감염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면역이 생기도록 하는 방식을 택했다. 집단면역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가진 사람들의 비중을 높여 바이러스 유행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인구 중 대략 60%가 면역을 얻으면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접근이다.
영국 정부는 이를 앞세워 봉쇄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대규모 검사 인프라도 준비하지 않았다. 전체 인구의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다. 검사 인프라 확대보다는 산소호흡기, 치료 병상 등의 확보에 더 집중했다. 하지만 인구의 60%가 면역을 얻는 수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뒤늦게 방침을 바꿨다.온화한 봄날씨와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개시되면서 정부의 외출금지령에도 영국 주요 공원과 거리는 산책과 운동하러 외출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맷 핸콕 보건장관은 이날 공영 BBC에 출연해 “집 밖에서의 모든 형태의 운동을 금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시민들이 외출금지령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는 이날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총리실은 존슨 총리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열흘이 지나도록 고열과 기침 등의 증세가 사라지지 않아 예방 차원에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발표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