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스타' 줌, 보안 문제로 미국서 사용금지령 '철퇴'

국내 교육당국도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택·원격 솔루션으로 부각된 화상회의 앱(응용어플리케이션) ‘줌(Zoom)’이 보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뉴욕시 교육 당국은 줌을 온라인 수업에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대니엘 필슨 뉴욕시 교육부 대변인은 “각 학교에 가능한 한 빨리 줌 사용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대신 ‘적절한 보안 대책을 갖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업 솔루션 ‘팀즈(Teams)’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슨 대변인은 “직원과 학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실시간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모든 주 정부는 휴교하거나 휴교를 권고해 원격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뉴욕주 역시 지난달 말부터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줌은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잡자 전세계 기업과 교육당국의 솔루션으로 채택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월만 해도 애플 앱스토어에서 줌의 하루 다운로드 수는 5만600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달엔 200만건 이상으로 늘었다. 줌에 따르면 전세계 20여개 국가의 학교 9만여곳에서 온라인 수업을 위해 줌을 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웨인 커츠먼은 “줌이 화상회의 서비스 중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이는 것은 비교적 사용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스코 웹엑스 출신의 에릭 위안은 2011년 줌을 창업했다.

하지만 줌은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줌 사용자들 중 일부는 앱을 이용하던 중 음란물이 갑자기 화면에 뜨거나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증오 발언을 쏟아내거나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띄우는 일이 벌어졌다고 신고했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줌 폭격(Zoombombing)’이라고 부른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잇따른 줌 폭격에 주의를 당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스페이스X 전 직원에 대해 줌 사용을 금지를 지시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연구소인 시티즌랩은 최근 줌을 통해 전송되는 영상과 음성 데이터가 전혀 암호화를 거치지 않으며 몇몇 화상회의는 중국 내 데이터센터를 거쳤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국내 교육 당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는 9일 온라인 개학의 실시간 쌍방향 수업 시스템으로 줌을 고려하고 있던 일부 학교에선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학교가 EBS 온라인 클래스를 채택했지만 줌을 생각하고 있던 학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에릭 위안 줌 대표는 이에 대해 “앞으로 90일 동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중단하고 사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사과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