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싸서 러시아 떠난 중국인들 뒤늦게 확진…연해주 정부 당혹

연해주 연방정부 "중국인, 블라디보스토크 통한 귀국 막아달라"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귀국길에 오른 중국인들이 대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연해주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해주 정부는 부랴부랴 중국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귀국길에 오르는 것을 막아달라고 연방정부에 요청했다.

7일 인테르팍스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확진자가 급증하는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감지한 중국인들은 안정세를 되찾은 본국으로 자진해 입국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국제항공편 운항을 전면 금지한 상황에서 중국과 국경을 접한 연해주는 중국인들에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연해주 정부도 이를 크게 제지하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러시아 내에 있는 중국인들은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기차나 버스 등 육상 편으로 중국에 돌아가고 있다.

중국인들의 귀국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도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영상 속 중국인들 가운데 일부는 보호복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귀국한 중국인들 가운데 일부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 6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위생건강위원회는 러시아를 통해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가 20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4명은 중환자라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올렉 코줴먀코 연해주 주지사는 부랴부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에게 "모스크바 및 기타 지역에서 중국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귀국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청원했다.

연해주 정부는 또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항공편 운항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의 지역 전파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 및 확산방지 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하루에만 95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누적 확진자는 80개 지역 6천343명이며 이 가운데 모스크바가 4천484명으로 가장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