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격리"…코로나도 못막은 한국인 등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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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에 '산으로 격리'# 배우 이시영은 소유진과 새벽 등산을 한 사진을 지난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정상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시영은 맑은 하늘과 햇살을 사진으로 담은 사진에 "새벽에 산을 가야하는 이유"라고 남겼다.
▽ 3월 북한산 탐방객 지난해보다 41% ↑
▽ 등산복 등산화 덩달아 판매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등산에 나서는 사람들이 오히려 늘고 있다. 이른바 산으로 사회적 격리를 나서는 인파들이 늘면서다.7일 북한산 국립공원 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산 탐방객(도봉산 포함)은 총 67만5900명으로 지난해 3월보다 41.7%나 급증했다. 특히 주말 탐방객은 44만1021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나 증가했다. 지난달 22일에만 5만9181명이 북한산을 찾았다.
덩달아 등산복이나 등산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G마켓에서 지난달 등산복 판매는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등산잡화와 등산용품 및 장비의 판매도 각각 84%, 19% 늘었다. 3월 들어 남성등산복과 여성등산복의 판매는 전달대비 47%, 28%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등산화 및 트레킹화 구매도 29% 증가했다. 이처럼 등산객들이 늘고 있는 배경으로는 코로나19가 탁트인 야외에선 전염력이 낮다는 점이 꼽힌다. 코로나19가 비말(침)을 통해 감염되는 만큼, 야외에서 2m 이상 거리를 두면 문제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산악회도 코로나19로 원정산행보다는 북한산 청계산을 중심으로 등산에 나서고 있다. 주말 대신 연차를 이용해 사람을 없는 평일에 등산을 즐기거나, 야간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19일까지 연장된 만큼, 되도록이면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정부도 꽃구경에 나서는 사람들을 막고 있다.
서울시는 벚꽃축제 기간에 모이는 인파를 막기 위해 여의도 윤중로 1.6km 구간을 오는 10일까지 출입을 금지했다. 지난해 벚꽃 축제 기간엔 여의도에 500만명이 넘게 모였다. 석촌호수도 11일까지 폐쇄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0명 이하로 내려갔지만, 정부는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고 언제라도 코로나19가 급증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며 "19일까지 연장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1만331명, 사망자는 192명으로 집계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