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삼성전자, 코로나19 확산에도 1분기 선방…"증시 변동성은 지속될 것"

1분기 영업이익 6조4000억원…예상 웃돌아
주가 장중 5만원 돌파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삼성전자가 예상을 깬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반도체가 휴대폰·가전 메워"7일 삼성전자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매출은 8.15%, 영업이익은 10.61% 감소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73%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조원대를 넘어설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영업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5조7000억~5조8000억원까지 낮아졌었다"며 "이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1분기 실적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러나 반도체 부문이 강세를 보이면서, 휴대폰과 가전 등의 부진을 메웠다고 분석했다.김선우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수요 둔화가 휴대폰과 가전에만 제한적으로 작용했을 뿐 반도체의 구조적 개선세가 예상을 능가했다"고 판단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경우 서버 부문의 강세로 모바일 디램(DRAM)의 약한 부분을 보완했다"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 부문 전체 출하량은 부진했지만 1분기 갤럭시 S20이 유통시장에 나오면서 매출이 올랐다"고 평가했다. 또 "코로나19로 전 부문의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서 판관비가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 코로나19 여파가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4~5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의 강세로 전체 실적은 나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서버 반도체 부문의 가격 개선, 비메모리부문에 해당하는 시스템LSI도 좋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며 "2분기 예상 매출은 58조원, 영업이익은 7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가 바닥 확인, 반등에 무게 둬야"

예상을 깬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5만원선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그동안의 낙폭을 일부 되돌릴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전인 지난 1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6만원대서 거래됐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연일 패닉장이 이어지면서 4만2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김선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며 "이는 매번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2019년 3분기와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5거래일 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각각 4.9%와 7.5%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 여파에 대한 우려를 선 반영한 상태라서 바닥은 이미 확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현 주가에서 더 빠지는 것보다는 반등 쪽으로 무게를 두는 게 맞다"고 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일부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안도감과 함께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장 팀장은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될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다"며 "주가 급변동을 견딜 수 있는 자금으로 증시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증시의 하단은 비교적 탄탄해졌지만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더해 유가도 불안한 상황이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강화시키고 있다"며 "주변국인 일본과 미국과 교류가 많은 중남미에서 뒤늦게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점은 또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특히 미국이 얼마나 빨리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느냐에 따라 증시 향방이 달려있다"며 "치료제 개발 전까지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므로 투자자들도 장기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선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