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대목이었던 편의점…낮 시간 매출이 더 커졌다

재택근무·개학 연기로
주간 식료품 구매 확 늘어
편의점은 ‘밤 장사’가 중요하다. 퇴근 후 저녁에 담배·술·간식을 사려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 경기라도 있는 날엔 매출이 치솟는다. 그래서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이런 공식도 깨지고 있다. 생필품과 식료품을 사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편의점 ‘피크타임’이 낮시간대로 이동하고 있다.

7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처음으로 주간과 야간 매출 비중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오전 10시~오후 6시) 매출 비중은 38.4%였다. 전년 동월에는 주간 비중이 36.1%였다. 같은 기간 야간(오후 6시~밤 12시) 매출 비중은 38.7%에서 37.2%로 1.5%포인트 줄었다.

편의점의 낮 시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해진 이유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재택근무 확산, 초·중·고교 개학 연기 등의 영향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낮 시간에 집 근처 편의점을 이용하는 빈도가 늘어난 것”이라며 “점포 운영 전략도 이에 맞춰 새롭게 짜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상품 중 특히 가정용 제품 매출이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컸던 제품은 식빵(192.1%), 식용류(45.9%), 소주(34.3%)였다. 이마트24에선 4개 묶음 바나나, 롤티슈, 2L 생수, 1L 우유 제품 매출이 5~20% 증가했다.이마트24는 지난해 주야간 매출에 큰 차이가 없었다. 작년 3월 매출 비중은 주간 39.7%, 야간 39.2%였다. 올해는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달 주간 매출 비중은 41.8%, 야간은 39.7%였다.

편의점업계 양대 산맥인 CU와 GS25는 낮과 밤의 매출 비중이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간격이 좁혀졌다. CU의 지난달 낮 시간(낮 12시~오후 6시) 매출 비중은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늘어난 28.5%였다.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의 매출 비중은 35.8%로, 전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GS25는 오후 6시를 기준으로 한 낮과 밤의 매출 변화가 지난해와 비교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점심과 심야로 나눴을 땐 차이가 좁혀졌다. 점심 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포인트 늘어난 18%, 오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심야 시간대는 전년보다 2%포인트 줄어든 19.9%였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