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했었지만…" 유니클로 구조조정설로 뒤숭숭

대표 이메일 전직원에 잘못 전송…회사 공식 부인에도 직원들 혼란

지난해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 매출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 한국법인에 인력 감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배우진 대표의 최근 이메일에 '구조조정'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다.

이 이메일에는 "회장님께 이사회 보고를 했고 인사 구조조정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인원 구조조정이 문제없도록 계획대로 추진 부탁한다"는 언급이 포함돼 있었다.

또 '구조조정 추진과 함께 점포로 순환근무를 보내면 본사 직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등 인력 재배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이메일은 원래 배 대표가 사내 인사부문장에게 보내려던 것이었으나, 오류로 전 직원에게 잘못 발송됐다.

에프알엘코리아는 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개인적인 실수라며,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전반적인 구조개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잘못 발신된 것"이라며 "인적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유니클로 한국법인의 직원들은 일순 혼란에 빠졌다.

이미 매출 급감으로 구조조정설이 나오던 상황에서 돌출한 이번 이메일이 구조조정을 가시권으로 끌어들이며 사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유니클로의 한 직원은 "작년 여름부터 워낙 손님이 줄어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이메일을 받아보니 매우 불쾌했다"며 "결국 줄일 수 있는 것은 인건비라는 계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국내에서 불붙은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표적이 돼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패션업계 전체가 고전하면서 더 깊은 침체가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지난달 공시된 롯데쇼핑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은 지난해 9천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급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