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대구의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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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사투' 시민·의료진 위해…대구 예술계 온라인 공연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각종 공연과 예술축제 등이 취소되면서 공연예술계가 암흑기를 맞고 있지만 대구의 예술계가 신선한 온라인 콘텐츠로 위기 극복에 나섰다. 50일째 바깥 활동이 위축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 시민을 위로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유튜브 개설
대구예술회관·문화재단도 동참
비보이·퓨전국악·성악 공연 등
SNS 통해 無관중 라이브 행사
7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의 65개 공연시설과 88개 공연장의 지난달 공연과 매출은 ‘0원’이다. 지난 1월 5억5655만원, 2월 2억797만원을 기록했지만 2월 18일 대구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공연예술계가 완전히 얼어붙었다.대구시가 긴급 생계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대구에서 열리는 축제나 행사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예술인들은 활동 기반이 없어져 생계 유지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대구시 대표 축제의 예산도 크게 삭감됐다. 올해 축제 예산은 대구오페라축제가 당초 규모에 비해 14억5000만원이 줄어든 6억원, 대구뮤지컬축제는 13억원이 감소한 10억5000만원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등은 축제 예산은 줄었지만 국제 합작으로 만드는 오페라 대신 지역 예술가 참여를 오히려 늘려 이들을 도울 계획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도 지난 2월 중순 ‘오페라떼’라는 유튜브 채널을 새로 개설했다. 오페라가수들이 무대에서의 품격 있는 모습을 내려놓은 채 B급 감성이 충만한 웃음을 선사하는 ‘고막스틸러’와 공연예술본부장이 오페라 역사 등을 강의하는 ‘방구석오페라’ 등을 신설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코로나19 극복 프로젝트의 하나로 오페라 하이라이트 CD 2만 장을 특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문화재단은 지난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대구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한 ‘고맙습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공연을 하고 있다. 라이브로 열리는 공연을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6개 채널을 통해 무관중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원 스트링스 앙상블, 프리소울, TG브레이커스 비보이, 퓨전국악 이어랑 등이 공연을 이어간다. 공연 시간은 주말을 제외한 평일 낮 12시30분부터 30분간이다.이상민 시 문화콘텐츠과장은 “의료현장의 의료진을 위한 공연이지만 어려운 예술인을 돕기 위한 목적도 크다”며 “120여 명의 예술인들에게 활동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영남대 학생들도 첼로, 바이올린, 베이스, 트럼펫, 플루트 등을 전공한 음대 학생 25명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 ‘환희의 송가’를 나눠 연주하는 장면을 모아 교향곡을 완성했다. 이 음악 역시 유튜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권오상 영남대 홍보팀장은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영상을 보고 음대생들이 기획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