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아침] 바흐 '마태 수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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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요한 제바스티안 바흐가 라이프치히 시절에 작곡한 ‘마태 수난곡’(1729)은 제목처럼 수난주간, 즉 예수가 붙잡혀 골고다 언덕에서 순교한 시기를 슬픔으로 기리는 곡이다.
마태복음 26장과 27장을 기본으로 하되 극적 효과를 위해 루터파 코랄과 종교시를 덧붙였다. 1부와 2부를 합쳐 세 시간가량 소요되는 대곡으로, 특히 그 통절한 비극성은 신앙을 갖지 않은 사람에게도 큰 감동을 안겨준다. 솔로 바이올린 반주가 내면을 자극하는 ‘나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Erbarme dich, mein Gott)’가 그런 예다.올해 수난주간은 정말 의미심장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예수의 수난이 인류의 수난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인 또는 가까운 지인이 감염됐거나, 격리됐거나, 혹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면 바로 ‘나의 수난’이 된다.
그래도 희망을 갖자. 수난의 끝은 죽음이 아니라 부활이기를 믿어보면서 말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