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호암상 수상자로 '아침이슬' 김민기 등 5명 선정

상장·메달 및 상금 3억 수여

사진제공=호암재단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따 제정돼 올해 30주년을 맞은 '호암상' 수상자로 '아침이슬' 작곡으로 널리 알려진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를 비롯한 5명이 선정됐다.

8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30회 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김수봉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60) △공학상 임재수 미국 MIT 교수(70) △의학상 박승정 울산대 석좌교수(66) △예술상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69) △사회봉사상 김성수 우리마을 촌장(90) 5명이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이번 수상자들은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38명과 해외 석학 자문단 31명의 업적 검증 및 현장 실사 등 4개월간 심사 과정을 거쳐 선정됐다.

과학상을 수상한 김수봉 연구원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인 중성미자의 특성을 밝히기 위해 한국 공동연구진을 이끌어 가장 약한 변환 세기의 측정에 성공한 중성미자 연구 권위자다. 중성미자 연구 분야에서 한국이 독자적으로 실험시설을 구축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한국 입자물리학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임재수 교수는 공학상을 수상했다. 임 교수는 1990년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에 국제 디지털 TV 표준으로 채택된 영상 신호전환 기술을 개발해 디지털 영상 시대로의 변화를 주도했다. 디지털 음성압축 기술도 개발해 모바일 라디오, 위성 라디오 및 전화, 휴대폰 등 디지털 음성 통신 기반의 다양한 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선도해왔다.

의학상엔 박승정 교수가 선정됐다. 그는 막히거나 좁아진 심장관상동맥에 금속 그물망을 삽입해 넓히는 스텐트 시술이 외과적 수술과 동등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심장내과전문의다. 심혈관 환자의 회복 기간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스텐트 시술법이 심장관상동맥 질환의 표준치료법으로 정착될 수 있는 임상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예술상을 수상한 김민기 대표는 일찍이 '아침이슬'을 작곡해 대중에 알려진 인물. 이후 대학로에 소극장 학전을 열어 소극장 뮤지컬로 공연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제작자 겸 연출가다. 학전에서 1994년 초연된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4000회 이상 공연과 71만명 이상의 관람객으로 국내 뮤지컬계의 전설로 불린다. 독일 중국 일본 등 해외에서도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김성수 촌장은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김 촌장은 1974년 서울 구로구에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인 '성베드로학교'를 설립하고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개발한 장애인 특수교육 선각자다. 2000년 강화도에 '우리마을' 공동체를 설립해 안정적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마련,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헌신해왔다는 평을 받는다.

호암상은 고 호암 이병철 회장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기리기 위해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했다. 호암재단은 이번 시상까지 총 153명에게 274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