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청소년전화 '1388'에 디지털성범죄 상담 전월대비 3배 증가

"랜덤 채팅서 용돈 미끼로 인적사항 요구한 뒤 야한 동영상 보내라 협박"

"랜덤채팅에서 돈을 벌게 해 준다기에 인적사항을 보냈는데 이거 불법이라고 협박하더니 야한 영상을 보내라고 해요"
국민의 공분을 사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경기도 '청소년전화 1388'에 디지털 성범죄 피해 상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청소년 상담복지센터는 한 달 평균 100여건 접수된 성 상담 건 중 5건 안팎에 그쳤던 디지털 성범죄 상담 건수가 지난달 17건으로 늘었다고 8일 밝혔다.
상담 내용은 사회관계망(SNS)과 랜덤(오픈) 채팅 등에서 용돈 등을 미끼로 사진이나 인적사항을 요구해 이를 넘겼다가 피해를 본 경우가 대다수였다.

가해자들은 넘겨받은 자료를 사회관계망 등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하거나 더 높은 노출 수위의 사진을 요구했고, 청소년들은 두려움으로 주변에 알리지 못한 채 사진 유포에 대한 걱정으로 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또 예전에 디지털 성범죄로 상담을 받은 청소년들도 이번 n번방 사건으로 과거 기억이 되살아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 청소년은 "디지털 성범죄로 심리상담을 받아 어느 정도 괜찮았는데 n번방 사건이 터지니 그때 생각이 나서 힘들다"며 상담 전화를 하기도 했다.

'1388'은 성범죄 상담은 물론 일상적인 고민 상담, 가출, 학업중단, 인터넷 중독 등 다양한 청소년 분야에 대해 365일 24시간 전문 상담을 제공한다. 올해는 최근까지 1만5천566건의 전화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후에는 피해 신고, 치료비 및 법률 지원, 유포된 피해 영상을 삭제할 수 있게 전문기관으로 연결도 돕고 있다.

유순덕 경기도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장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고통받는 경우 주저하지 말고 1388 등을 통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