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불꺼진 유흥업소…알고보니 '비밀영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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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정상영업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전화로 예약을 미리 해주셔야 합니다.”(강남의 A 유흥업소)
7일 오후 9시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골목. 대로변 뒤쪽에 줄지어 있는 노래방과 유흥주점은 화려한 네온싸인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날 역삼동의 한 대형 유흥업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약 9시간 동안 업소에서 근무한 여성이었다. 그런데도 골목 바닥에는 ‘24시 XX룸’ ‘70개룸 직원 180명 출근’ 등의 문구가 적힌 유흥업소 홍보물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거리에는 명함을 주며 호객행위를 하는 유흥업소 직원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만난 유흥업소 직원 B씨는 “문을 닫은 곳도 많지만 우리 업소는 열감지와 소독 등을 통해 확실히 대비하고 있어 괜찮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 관리·감독에 비상이 생겼다. 유흥업소 특성상 하루 수백명이 오가는 데다 사람 간 밀접접촉이 이뤄져 집단감염에 취약해서다. 이와중에 70만 회원을 보유하던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은 시즌2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다시 열었다.
◆우리업소는 안전…영업중인 유흥업소
이날 코로나19 확진에도 운영을 강행한 유흥업소들이 적지 않았다. 강남의 유명 유흥업소 6곳에 연락해본 결과,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을 했다. 한 유흥업소 직원은 “주변에 문을 닫은 곳도 많지만 우리 업소는 열감지와 소독 등을 통해 확실히 대비하고 있어 괜찮으니 안심하라”고 했다. 강남역 인근 대로변에 있는 한 유흥업소는 불을 켜고 정상 영업했다. 마스크를 쓴 여성과 남성이 간간이 나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안내 직원은 사람들이 들어오자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하고 들어와라”고 말했다.
일부 노래방은 불을 끈 채 영업을 이어 갔다. 이곳 직원은 "공무원이 수시로 방역지침을 지키는지 검사를 오는 탓에 아예 문을 닫고 단골손님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서울시와 해당경찰서가 유흥업소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했다. 강남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23일부터 금토일에 수서서와 합동으로 점검을 하고 있다”며 “휴업을 강제할 수는 없고 예방 수칙 적발 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폐쇄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관리 및 동선 확보 어려워
불법 성매매 시설은 코로나19 관리 감독에 더 취악한 실정이다. 지난해 폐쇄된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전쟁’은 ‘밤의전쟁 시즌2’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다시 열었다. 지난해 5월 경찰이 국내 운영책 운영총책 A씨(35) 등 36명을 붙잡은 지 1년도 채 안돼서다.
이 사이트는 성매매 업소를 홍보 알선하는 곳이다. 서울 경기 부산 등 각 지역별 업소가 빼곡히 소개돼 있다. 이용자들은 이 사이트에서 후기 게시글을 남기기도 한다. 지난해 폐쇄된 밤의전쟁은 회원수가 70만명에 달했다. 성매매 후기는 21만 건이나 올라왔다. 1년 여 만에 문을 다시 연 사이트에도 게시글이 많았다. “안심하고 문의달라.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방역작업도 했다’는 글도 보였다. 홈페이지 앞에는 “접속이 되지 않을 경우 4, 5, 6 순차적으로 접속하시면 됩니다”라는 공지글이 있었다. 사실상 사이트가 폐쇄가 의미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통제가 어려운 유흥업소가 자칫 방역체계의 구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흥업소의 경우 입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을 해도 폐쇄된 공간에 들어간 뒤에는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위험요인이라는 것이다. 원용남 한국방엽협회 서울지회장은 “유흥업소의 경우 장시간 신체 접촉을 통제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다 장소의 특성상 동선 확보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번 확진자 케이스를 통해 당분간은 일시 휴업하는 방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측은 이를 계기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오늘(8일)부터 영업 중인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422개의 유흥업소에 대해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내 클럽 콜라텍 유흥주점 등 유흥업소는 총 2146곳이다. 이중 422곳이 영업 중이다.
양길성/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
7일 오후 9시 강남구 역삼동의 한 골목. 대로변 뒤쪽에 줄지어 있는 노래방과 유흥주점은 화려한 네온싸인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날 역삼동의 한 대형 유흥업소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약 9시간 동안 업소에서 근무한 여성이었다. 그런데도 골목 바닥에는 ‘24시 XX룸’ ‘70개룸 직원 180명 출근’ 등의 문구가 적힌 유흥업소 홍보물이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거리에는 명함을 주며 호객행위를 하는 유흥업소 직원도 눈에 띄었다. 이날 만난 유흥업소 직원 B씨는 “문을 닫은 곳도 많지만 우리 업소는 열감지와 소독 등을 통해 확실히 대비하고 있어 괜찮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코로나 관리·감독에 비상이 생겼다. 유흥업소 특성상 하루 수백명이 오가는 데다 사람 간 밀접접촉이 이뤄져 집단감염에 취약해서다. 이와중에 70만 회원을 보유하던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 전쟁’은 시즌2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다시 열었다.
◆우리업소는 안전…영업중인 유흥업소
이날 코로나19 확진에도 운영을 강행한 유흥업소들이 적지 않았다. 강남의 유명 유흥업소 6곳에 연락해본 결과,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을 했다. 한 유흥업소 직원은 “주변에 문을 닫은 곳도 많지만 우리 업소는 열감지와 소독 등을 통해 확실히 대비하고 있어 괜찮으니 안심하라”고 했다. 강남역 인근 대로변에 있는 한 유흥업소는 불을 켜고 정상 영업했다. 마스크를 쓴 여성과 남성이 간간이 나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안내 직원은 사람들이 들어오자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하고 들어와라”고 말했다.
일부 노래방은 불을 끈 채 영업을 이어 갔다. 이곳 직원은 "공무원이 수시로 방역지침을 지키는지 검사를 오는 탓에 아예 문을 닫고 단골손님 위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업소는 서울시와 해당경찰서가 유흥업소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지침에 따라 영업을 중단했다. 강남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23일부터 금토일에 수서서와 합동으로 점검을 하고 있다”며 “휴업을 강제할 수는 없고 예방 수칙 적발 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폐쇄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관리 및 동선 확보 어려워
불법 성매매 시설은 코로나19 관리 감독에 더 취악한 실정이다. 지난해 폐쇄된 국내 최대 성매매알선 사이트 ‘밤의전쟁’은 ‘밤의전쟁 시즌2’라는 이름으로 홈페이지를 다시 열었다. 지난해 5월 경찰이 국내 운영책 운영총책 A씨(35) 등 36명을 붙잡은 지 1년도 채 안돼서다.
이 사이트는 성매매 업소를 홍보 알선하는 곳이다. 서울 경기 부산 등 각 지역별 업소가 빼곡히 소개돼 있다. 이용자들은 이 사이트에서 후기 게시글을 남기기도 한다. 지난해 폐쇄된 밤의전쟁은 회원수가 70만명에 달했다. 성매매 후기는 21만 건이나 올라왔다. 1년 여 만에 문을 다시 연 사이트에도 게시글이 많았다. “안심하고 문의달라.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방역작업도 했다’는 글도 보였다. 홈페이지 앞에는 “접속이 되지 않을 경우 4, 5, 6 순차적으로 접속하시면 됩니다”라는 공지글이 있었다. 사실상 사이트가 폐쇄가 의미 없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통제가 어려운 유흥업소가 자칫 방역체계의 구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유흥업소의 경우 입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소독을 해도 폐쇄된 공간에 들어간 뒤에는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위험요인이라는 것이다. 원용남 한국방엽협회 서울지회장은 “유흥업소의 경우 장시간 신체 접촉을 통제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다 장소의 특성상 동선 확보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이번 확진자 케이스를 통해 당분간은 일시 휴업하는 방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측은 이를 계기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오늘(8일)부터 영업 중인 룸살롱, 클럽, 콜라텍 등 422개의 유흥업소에 대해 19일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내 클럽 콜라텍 유흥주점 등 유흥업소는 총 2146곳이다. 이중 422곳이 영업 중이다.
양길성/최다은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