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부, 자녀 입시비리 의혹 놓고 '한 법정서 재판' 확정

동양대 교원 인사팀장 "정 교수, 총장 직인에 쓰는 인주 물어본 적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한 법정에서 피고인으로서 함께 재판을 받게 됐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8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정 교수가 각각 기소된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조 전 장관의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1부에서 심리 중인 정 교수 관련 부분을 떼어내 정 교수 사건을 심리해온 형사합의25-2부로 넘겨 병합할지를 검토한 결과 그렇게 하지 않기로 확정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때 분리·병합을 검토했던 정 교수 사건 일부가 조 전 장관의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1부에 그대로 남게 되면서 조 전 장관 부부는 같은 법정에 피고인으로 나와 함께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정 교수 측은 그동안 조 전 장관과 한 법정에 서는 것이 "'부부 재판'으로 망신 주기"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런 점을 고려해 형사합의25-2부는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함께 기소된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1부의 해당 사건으로부터 정 교수 부분을 분리해 우리 재판과 병합하길 희망하면 4월3일까지 신청서를 내 달라"고 했다.

그러나 기한인 지난 3일까지 정 교수 측이 신청서를 내지 않자 검찰은 이날 "(병합을 희망한다는 정 교수 측 변호인의 요구가) 인권 보호가 아닌 소송 지연 등 다른 목적이 있던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병합 여부를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형사합의25-2부는 "형사합의21부와 병합하지 않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이날 정 교수의 재판에는 동양대 교원인사팀장으로 근무한 박모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박씨는 정 교수 딸의 동양대 표창장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와 국회 등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만들기 위해 정 교수와 여러 차례 통화한 바 있다.

이날 증인 신문의 쟁점도 디지털 파일 형태의 총장 직인이 찍힌 정 교수 딸 표창장의 진위 문제였다.

박씨는 "일반 행정 부서에서는 (총장 직인) 스캔 파일을 쓰지 않고 항상 도장을 찍는다"고 증언했다.

이어 정 교수가 통화 중 상장에 도장을 찍을 때 쓰이는 인주에 관해 물어 '루주처럼 묻는 것'이라고 하자 정 교수가 '이상하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정 교수가) '개인정보에 대한 자료는 주면 안 된다'고 한 적은 있으나 '자료 주지 마라, 당신 큰코다친다, 위험하다'는 등의 표현은 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정 교수가 박씨와 통화 중 "선생님 이거 어디에다가 얘기하시면 안 됩니다.

하늘에 맹세코"라고 말한 내용을 담은 녹음 파일을 법정에서 재생하기도 했다.정 교수의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총장 직인용) 디지털 파일이 존재한다"고 반박했고, 박씨도 "(디지털 직인이) 졸업장에 대해서는 (찍혔다는 것을) 확인한 적이 있다"고 수긍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