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모자라"…아마존, 위탁 택배사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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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격리로 온라인 주문 폭주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신사업으로 키워 오던 위탁 택배사업을 중단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기존 자체배송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유료회원 배송도 2~3주씩 밀려
인력 한계…6월부터 중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입점업체들에 다른 택배사들보다 10%가량 싸게 제공하던 택배서비스인 ‘시핑 위드 아마존’을 오는 6월부터 중단한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택배 부문에서 경쟁하던 페덱스와 UPS는 다소 수혜를 볼 것으로 WSJ는 전망했다.현재 아마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해 있는 업체들은 추가 수수료를 내고 아마존 배송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아니면 플랫폼에 물건만 전시하고 배송은 페덱스 등 택배업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아마존 전체 상품 중 아마존 배송과 외부 택배 배송이 절반 정도씩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2018년 2월 외부 택배업체를 활용할 때 배송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자체 택배사업인 시핑 위드 아마존을 출범시켰다. 아마존 배송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입점업체들에 택배비를 받으려는 의도라고 경쟁사들은 지적했다.
아마존이 위탁 배송 업무를 중단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자체 배송이 지연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평상시 미국에선 1~2일이면 배송받는 유료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도 일부 품목을 2~3주 늦게 받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코로나19로 미국인 10명 중 9명에게 ‘자택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온라인 주문은 크게 늘어난 데 반해 창고·배송 직원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거나 방역 강화를 요구하며 파업까지 벌이면서 아마존의 배송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마존은 생필품, 의료용품 등 6개 상품군을 제외한 상품 배송은 이달 21일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공지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창고 관리, 포장, 배송 등의 분야에서 직원 10만 명을 추가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에서 17달러로 올리고, 연장근로수당을 기본급의 1.5배에서 2배로 인상했다. 아마존 조치에 대응해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미국 전역에서 15만 명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