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이슬람교 집회 참석 태국인 42명, 코로나19 감염

타블리기 자마앗, 말레이·인도서 개최한 집회서도 집단 감염 발생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서 열린 이슬람교 부흥 집회에 참석했다 자국으로 돌아간 태국인 76명 가운데 4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됐다.
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보건당국은 지난 6일 인도네시아에서 전세기로 데려온 자국민 이슬람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42명이 8일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감염자들은 이슬람 선교단체인 타블리기 자마앗(Tablighi Jama'at) 측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고와에서 3월 19일부터 개최한 부흥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에는 술라웨시 거주 이슬람 신자(무슬림)를 중심으로 태국, 인도, 필리핀 등 해외 무슬림까지 총 8천여명이 모였다. 주최자 무스타리 바흐라누딘은 "우리는 신을 더 두려워한다"며 "모든 인간이 질병과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육체를 넘어선 영혼이 있다"며 행사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장시간 설득하자 결국 행사 시작 당일 취소했다.

부흥 집회는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될 계획이었으며, 시작 수일 전부터 참가자들이 모여 함께 생활했다. 행사 취소 후 인도네시아인 참가자들은 집으로 돌아가 자가 격리했고, 태국인 등 외국인들은 호텔에 격리돼 귀국을 기다렸다.
타블리기 자마앗의 종교 행사는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가져왔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이 단체가 2월 28일∼3월 1일 쿠알라룸푸르 스리 페탈링 이슬람사원에서 개최한 부흥 집회에 1만6천명이 참가했다. 말레이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4천119명 가운데 1천682명(40.8%)이 해당 집회 참가자 및 접촉자들이다.

브루나이, 캄보디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에서도 같은 집회 참석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타블리기 자마앗이 인도 뉴델리 니자무딘에서 3월 중순 개최한 부흥 집회에도 수천 명이 모였다가 1천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타블리기 자마앗의 부흥 집회뿐만 아니라 이슬람 사원에서 매주 금요일 점심에 열리는 '금요 합동 예배'도 끊임없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제기된다.

무슬림은 하루에 5번 기도해야 하고, 특히 무슬림 남성은 금요 합동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의무다.

합동 예배에 참석하면 기도용 매트를 다수가 공유하고, 악수하거나 거의 어깨를 맞대고 기도하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위험이 크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등 금요 합동 예배를 금지한 국가도 있지만, 상당수 국가는 '종교 문제'라서 집에서 예배 보라고 권고할 뿐 이슬람사원의 문을 닫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