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코로나 3차 추경 준비"…김종인 "국민은 일류, 靑은 삼류"

민주·통합 선대위원장 동행 취재

李, 종로서 지지 호소
金, 수도권서 경제 실정 질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숭인동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15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9일 찾은 곳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였다. 전날까지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을 누빈 이 위원장은 이날에는 종일 종로 일대 구석구석을 찾아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창신동에서 유권자들에게 아침 인사를 하며 하루를 열었다. 아침 인사 후에는 지역구 상가 등을 방문해 지역구 민심을 듣고 유세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의 유세 현장에는 이 위원장을 지원하는 시·구 의원들을 비롯해 ‘할담비’(할아버지 손담비)로 알려진 지병수 씨 등이 함께해 이목을 끌었다. 숭인동 일대에 주차된 유세 차량에 오른 이 위원장은 창신동 일대 문구·완구 상가 상인들을 향해 “문구·완구 분야 고충 해결을 위해 이른 시일 내 업계 간담회를 열어 고충 타개책과 새 출구를 찾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해찬 대표와 함께 ‘투톱체제’로 이번 총선을 지휘하는 이 위원장은 전날에는 부산과 경남, 경기 등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그는 유세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투입하는 재정을 지금보다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여당은 이른바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준비하고 있다”며 “긴급재난지원금으로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사각지대를 꼼꼼히 챙겨 3차 추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정치권은 맨날 싸움질하는 곳이란 인식을 하고 계시는데 이번에 그것을 깼으면 한다”며 “국가적 고통과 국민의 위기 앞에서는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정치권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당이든 이번 선거는 싸움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김대호·차명진 등 통합당 후보들이 잇따라 ‘막말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SNS에는 “막말은 미움에서 나오므로 ‘미움의 정치’를 청산하지 않는 한 막말은 계속된다”며 “지도자들의 마음에서 미움을 털어내야 한다. 저부터 더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상봉터미널 팔각정 앞에서 중랑구 출마 후보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9일 수도권 유세에서 “정부는 이류, 청와대는 삼류”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맹공을 펼쳤다. “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얻어야 정부가 정신을 차릴 것”이라며 ‘정권 견제론’도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북 지역과 경기 광명·의왕·과천 등 유세 연설마다 ‘무능한 정부’ 메시지를 전파했다. 그는 서울 은평을 허용석 후보 지원 유세에서 “지금 경제 상황이 경제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데 정부는 아무 대책이 없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일류지만 정부는 이류, 청와대는 삼류라는 말이 나온다”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허 후보는 예산과 세금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아주 유능한 경제전문가”라며 “이런 전문가가 국회에 꼭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가장 앞세운 것은 ‘경제 실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중랑을 지원 유세에서 “3년 전에 비해 지금 생활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느냐”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때문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그리고 근로자”라고 말했다.그는 지원 유세 도중 ‘소상공인 정책 간담회’에도 참석해 600만 명에 달하는 소상공인들의 ‘표심’도 호소했다. 그는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최승재 전 소상공인연합회장을 후보로 영입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소상공인의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회장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4번이다. 미래한국당이 28%가 넘는 지지를 받으면 당선된다.

이날 통합당은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지역구 전체 의석(253석)의 절반 가까이(121석)가 걸린 수도권은 이번 선거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 중도·무당층 비율이 높아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은 경기 김포·하남과 서울 강동에서 지원 유세에 나섰고, ‘형제정당’을 표방하는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서울 동작·용산과 경기 화성을 찾았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출마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 유세를 벌이며 “이번 총선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찬반 투표가 될 것”이라고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누구를 선택하겠나. 소득주도성장인가 시장경제성장인가”라며 통합당 지지를 호소했다.

고은이/성상훈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