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비축유 구매 두 배 늘린다
입력
수정
지면A14
'저유가 타격' 정유업계 지원한국석유공사(사장 양수영)가 올해 비축유 64만 배럴을 구매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인 36만 배럴보다 1.8배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수요 위축에 저유가까지 겹쳐 시름하고 있는 정유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석유공사가 올해 비축유 구매에 투입하는 예산은 314억원이다. 원유 49만 배럴, 경유 15만 배럴을 구매할 예정이다.제4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석유공사는 2025년까지 총 1억70만 배럴의 비축유를 확보할 예정이다. 작년 말 기준 비축량은 9650만 배럴이었다. 석유공사 측은 “올해는 36만 배럴을 구매할 예정이었으나 저유가 시황을 고려해 구매물량을 늘리고 조기 구매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초 일부 물량에 대한 입찰을 시행했다.
또 석유공사는 석유비축기지를 국내 정유사에 유류 보관용으로 임대하기 위해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정유업계는 저장공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항공사 노선 축소 등 수요가 급감하면서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예년보다 싼 가격에 비축유를 구매할 수 있어 석유공사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최근 국제 유가는 연초의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요 위축에다 세계 원유 생산 2, 3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석유 증산 전쟁이 겹친 결과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저유가 시기에 비축유를 최대한 확보하면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석유공사는 경기 구리, 용인, 평택, 충남 서산, 전남 곡성, 여수, 경남 거제, 울산, 강원 동해 등 9곳에 석유비축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총 1억46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저장할 수 있다. 이미 비축한 용량과 정비 일정 등을 고려하면 추가로 저장할 수 있는 물량은 약 4000만 배럴이다.
구체적인 저장물량, 임대 기간, 임대 비용 등은 정유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