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투자펀드 '50센트', 주가 폭락에도 3조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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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 VIX 등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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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퍼는 일정 시기에 VIX가 20을 넘어가는 경우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계약 단위 '50센트'짜리 VIX 콜옵션(매입권)을 지속적으로 체결했다. 홀로 50센트짜리 계약을 계속 맺어온 이 미스터리 투자펀드에 월스트리트 금융가는 미국 래퍼 이름인 ‘50센트’라는 별명을 붙였다. 러퍼의 예상은 적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폭락세를 이어가며 공포지수가 급격히 높아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에는 VIX가 82.69까지 치솟았다. 전날보다 43% 급등한 것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 21일 80.74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FT는 "러퍼 펀드의 VIX 트레이더인 앤서니 쿠퍼는 '베어스빌'(Bearsville·약세장을 뜻하는 '베어마켓'과 마을 뜻하는 '빌리지'를 묶은 것)이란 글자를 새긴 나무 간판을 만들어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헨리 맥시 사무실 문에 걸었다"고 전했다. 맥시 CIO는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대규모 부채가 쌓여 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해 '약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